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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인도 강제집행된 토지에 들어갔어도 권리침해 없다면 ‘무죄’

부동산강제집행 효용침해죄 무죄 사례
[한국법률일보] 부동산강제집행이 종료된 토지에 들어갔더라도 소유권자의 권리행사에 지장이 초래되는 침해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에는 부동산강제집행효용침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A씨는 20201219일과 202112일 대구 동구에 소재하는 한 토지의 소유자가 부동산명도소송 판결을 집행권원으로 해서 집행관을 통해 부동산인도 강제집행을 실시해 그 집행을 완료했음에도 토지소유자의 승낙 없이 그 토지에 들어가 강제집행의 효용을 해했다는 혐의로 형사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20201219일 오후 2시경 해당 토지에서 자신의 누나가 토지에 출입한 일로 채권자(토지소유자)의 대리인 E씨와 시비를 벌이던 중 두 번 다시 발 못 붙이게 죽여뿌까, 두 번 다시 내눈까리 띄지 마라.”라고 소리치는 등으로 피해자를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2020119일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강제집행이 실시될 당시 E씨는 이 사건 토지에 있던 A씨 소유의 블루베리 묘목을 즉시 수거하지 않고 향후 빠른 시일 내에 가져가기로 하되 채권자측에서도 협조해주기로 하는 내용으로 양해를 했다.

그런데 20201219일 오전 10시경 E씨의 실화로 이 사건 토지에 있던 A씨 소유의 블루베리 묘목 일부가 소훼된 이후 진화됐다.

A씨는 화재 소식을 듣고 같은 날 오후 2시경 해당 토지에 들어가 피해상황을 확인하면서 사진을 촬영했다. 그리고 당시 토지에서 현장을 정리하고 있던 E씨와 말싸움을 했다. A씨는 112로 전화를 걸어 E씨의 실화를 신고하기도 했다.

A씨는 20201222일 촬영한 사진을 소명자료로 첨부해 화재로 소훼된 블루베리 묘목 등에 대해 현장검증과 감정을 신청하는 내용으로 대구지방법원에 증거보전 신청(2020카기10866)을 했다.

이후 2021111일 증거보전신청에 관해 감정촉탁 부분을 인용하는 내용의 결정이 이루어지고 같은 달 25일 감정인이 토지에서 블루베리 묘목 및 농자재에 대한 현장조사를 했다. A씨는 20212월경 현장 조사가 마쳐진 이후에는 토지에 있던 블루베리 묘목과 농자재 일체를 모두 수거했다.

A씨는 202112일에도 해당 토지에 잠시 들어갔는데 E씨는 법정에서 A씨가 자신을 보자마자 토지에서 바로 나갔고 토지에 머무른 시간은 모른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대구지방법원 제8형사단독 이영숙 부장판사는 부동산강제집행효용침해 혐의로 기소된 A('56년생 남성)에게 무죄를, 협박 혐의를 받은 B('63년생 남성)에 대해 공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했다.(대구지방법원 2021고단364)

이영숙 부장판사는 판결이유에서 먼저 "형법 제140조의2 부동산강제집행효용침해죄는 강제집행으로 명도 또는 인도된 부동산에 침입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강제집행의 효용을 해함으로써 성립한다. 여기서 기타방법이란 강제집행의 효용을 해할 수 있는 수단이나 방법에 해당하는 일체의 방해행위를 말하고, ‘강제집행의 효용을 해하는 것이란 강제집행으로 명도 또는 인도된 부동산을 권리자가 그 용도에 따라 사용·수익하거나 권리행사를 하는 데 지장을 초래하는 일체의 침해행위를 말한다."는 대법원 201338 판결을 인용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어 피고인 A로서는 토지에 대한 강제집행 종료 이후에도 채권자 측의 양해 아래 블루베리 묘목을 차후에 옮겨가기로 했는데 채권자의 대리인 E의 실화로 인해 블루베리 묘목 중 일부가 소훼되자 그 피해상황을 확인하고 블루베리 묘목을 순차로 옮겨가기 위해 토지에 잠깐씩 출입하게 된 것으로서 위와 같은 상황에서 A가 토지에 들어간 행위를 강제집행 된 부동산에 침입 또는 기타 방법으로 권리자의 사용·수익권 또는 권리행사에 지장이 초래되는 침해행위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이 사건에서 검사가 제출하는 증거만으로는 A가 이 사건 토지에 들어간 행위가 강제집행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A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피고인 A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했다.

이 부장판사는 B씨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공소제기 이후에 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며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했다.

피고인 B씨의 변호인은 감정적인 욕설 또는 분노의 의사표시일 뿐 피해자에게 위해를 가할 인식과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주위적으로 무죄, 예비적으로는 공소기각을 구한다.”고 주장했는데, 이 부장판사는 공소기각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다고 해도 바로 무죄를 선고할 것이 아니라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대법원 20044693)”면서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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