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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후 복직시 권한줄고·업무내용 다른 직무배치→남녀고용평등법위반 ‘부당전직’”

한국여성변호사회 “육아휴직후 불이익한 직무배치의 불법성 인정한 대법원 판결 환영”
[한국법률일보] 회사가 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원을 복직시키면서 기존의 발탁매니저가 아닌 영업담당으로 인사발령한 사건에서, 대법원이 육아휴직을 다녀오기 전에 맡았던 업무와 비교했을 때 권한이 줄어들고 직무 내용이 달라졌다면 부당전직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결한 것에 대해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김학자) 적극 환영한다는 성명을 냈다.

앞서 대법원 특별2(주심 천대엽 대법관)은 롯데마트 운영사인 롯데쇼핑()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전직구제 재심판정 취소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대법원 201776005)

정모씨는 1999년 롯데쇼핑()에 입사해 2013년부터 롯데마트 한 지점의 발탁매니저로 근무해 왔다. 정씨는 20156월 육아휴직에 들어갔고 20161월 회사에 복직을 신청했다.

그러데 롯데쇼핑()는 대체자가 근무하고 있음을 이유로 복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정씨는 다시 복직신청을 했고, 롯데쇼핑()는 정씨의 복직을 허가하면서 발탁매니저가 아닌 냉장냉동영업담당으로 인사발령을 했다.

이에 정씨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직과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했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전직만을 인정했다. 롯데쇼핑과 정씨는 이러한 지노위 결정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했고, 중앙노동위원회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4항을 위반한 부당전직이라고 판정하면서 재심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롯데쇼핑()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하면서 서울행정법원에 부당전직구제 재심판정 취소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정씨의 복직 후 인사발령이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4항의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킬 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남녀고용평등법은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육아휴직이 끝난 근로자가 이전과 같은 업무 및 임금의 직무로 복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서울행정법원 제3)2(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정씨가 육아휴직 전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으며, 매니저 직책은 원칙적으로 과장 이상 직원만 담당할 수 있고 발탁매니저로 인사 발령을 받았다가 다시 담당으로 인사 발령을 받은 사례가 다수 존재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정씨가 휴직 전 수행했던 발탁매니저 직책은 임시직책에 불과하다. 이 사건 인사발령은 부당전직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원고승·항소기각판결로 연이어 롯데쇼핑의 손을 들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특별2부는 먼저 육아휴직 이후 전직발령이 차별인지 여부는 종전 업무와 같은 유형 및 임금수준의 업무인지가 판단기준이 되는데 이를 형식적으로 판단해선 안 되며 실질적으로 심리해야 한다.”면서, “육아휴직 복귀 시 형식적 직급은 같더라도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 실질적인 임금 수준 등을 하향시키는 전직은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만약 휴직 기간 중 발생한 조직 체계나 근로 환경의 변화 등을 이유로 사업주가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다른 직무로 복귀시키는 경우에도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정씨가 휴직 전 맡았던 매니저 업무와 복귀 후 맡게 된 영업 업무는 그 성격과 내용·범위 및 권한·책임 등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 같은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이를 형식적으로 판단해 부당전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정했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부당전직 여부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심리를 미진하게 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공보연구관실 관계자는 이번 판결에 대해 육아휴직에 따른 인사차별 여부를 판단할 때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상황을 종합해 따져야 한다고 밝히고 그 기준을 제시한 첫 대법원 판결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도 육아휴직 이후 부여된 직무 권한이 이전보다 줄어들고 직무내용이 달라졌다면 해당 규정에 반하는 것임을 확인한 판결이라면서, “이번 대법원 판결을 통해 누구도 임신출산, 육아를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받지 않기를 바란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일가정이 양립이 가능한 사회분위기를 만들고, 임신출산한 여성이 사회에서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는데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아울러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1명도 되지 않는 전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심각한 국가적 위기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과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기회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조세특례를 주는 등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다수의 정책들을 최근 발표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여전히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려운 사업장이 많고, 육아휴직 이후 불이익한 업무에 배치되더라도 근로자가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각종 제도의 뒷받침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출산과 육아에 따른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 사건의 실질적 당사자인 피고 보조참가인의 소송대리인으로는 법무법인 여는의 권두섭·김세희·신선아·신인수·조세화·조혜진·차승현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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