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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여성’공직자만 남편 직계존·비속의 재산등록 의무 법조항은 ‘위헌’”

공직자윤리법 대상 부칙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헌법재판관 전원일치 결정
[한국법률일보] 재산등록 대상자 중 여성공직자에게만 배우자의 직계 존·비속의 재산까지 등록하도록 규정한 공직자윤리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김모씨는 20042월 법관으로 임용된 이후, 배우자의 직계존속의 재산을 등록해 온 혼인한 재산등록의무자다.

그런데, 20092월에 혼인한 등록의무자 모두 배우자가 아닌 본인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공직자윤리법 제4조 제1항 제3호가 개정됐다.

김모씨는 20162, 201511일부터 20151231일까지의 재산 변동사항을 신고할 때까지 계속해서 배우자의 직계 존속의 재산에 대해 변동사항 신고를 해왔으나, 20172월에는 재산 변동사항을 신고하면서 배우자의 직계존속의 재산을 등록대상재산 목록에서 삭제하고, 본인의 직계존속의 재산을 등록했다.

그러자,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는 201712월 김모 법관의 경우에는 공직자윤리법 부칙 제2조에 따라 여전히 배우자의 직계존속의 재산이 등록대상재산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재산등록을 누락했다는 이유로 주의촉구(경고)처분을 했다.

이에 김모씨는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 경고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서울행정법원 2018구합58721)를 제기한 후, 소송 계속 중 공직자윤리법 부칙 제2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고, 서울행정법원 제5행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191월 대상 법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했다.

이 사건(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의 등록대상재산 사건)의 심판대상은 공직자윤리법 부칙(2009. 2. 3. 법률 제9402) 2조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였다.

이 사건을 심리한 헌법재판소는 혼인한 등록의무자 모두 배우자가 아닌 본인의 직계 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공직자윤리법이 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정 전의 공직자윤리법 조항에 따라 이미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한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의 경우에만 종전과 동일하게 계속해서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규정한 공직자윤리법 부칙 제2조가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30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선고했다.(2019헌가3)

헌법재판소는 결정 이유에서 먼저 이 사건 부칙조항은 개정전 공직자윤리법 조항에 따라 이미 재산등록을 한 사실이 있는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의 경우, 개정 공직자윤리법 조항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정함으로써, 혼인한 남성 등록의무자와 이미 개정전 공직자윤리법 조항에 따라 재산등록을 한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를 달리 취급하고 있다.”면서, “헌법 제11조 제1항은 성별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고, 헌법 제36조 제1항은 혼인과 가족생활에 있어서 특별히 양성의 평등대우를 명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부칙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엄격한 심사척도를 적용해 비례성 원칙에 따른 심사를 해야 한다.”고 짚었다.

헌재는 이어 이 사건 부칙조항은 개정전 공직자윤리법 조항이 혼인관계에서 남성과 여성에 대한 차별적 인식에 기인한 것이라는 반성적 고려에 따라 개정 공직자윤리법 조항이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에게 이미 개정전 공직자윤리법 조항에 따라 재산등록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남녀차별적인 인식에 기인했던 종전의 규정을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그런데 혼인한 남성 등록의무자와 달리 혼인한 여성 등록의무자의 경우에만 본인이 아닌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하는 것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양산하고, 가족관계에 있어 시가와 친정이라는 이분법적 차별구조를 정착시킬 수 있으며, 이것이 사회적 관계로 확장될 경우에는 남성우위·여성비하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게 될 우려가 있다.”면서, “이는 성별에 의한 차별금지 및 혼인과 가족생활에서의 양성의 평등을 천명하고 있는 헌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으로 그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부칙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판시했다.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이번 결정의 의의에 대해 절차상 편의의 도모, 행정비용의 최소화 등의 이유만으로 성별에 의한 차별금지, 혼인과 가족생활에서의 양성의 평등을 천명하고 있는 헌법에 반하는 제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함으로써, 성별에 의한 차별취급이 엄격히 금지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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