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이라 주택 임대 거부’는 장애인 차별행위···법원 ‘위자료 300만원 배상하라’
  • 서울동부지방법원 김지영 부장판사···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행위 손해배상책임 강제조정결정
  • [한국법률일보]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를 이유로 주택임대차계약 체결을 거부당한 장애인이 법률구조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의 조정 결정을 통해 임대인으로부터 위자료 300만원을 지급받게 된 사례가 나왔다.

    서울동부지방법원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중증 지체장애인인 A씨는 2025년 12월 공인중개사를 통해 서울 송파구의 한 주택을 확인하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A씨는 계약 체결을 위해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방문해 보증금 500만 원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보증 미가입 임차인 동의서와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서 등 필요 서류를 작성하면서 계약 체결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임대인 B씨는 계약 체결을 위해 A씨를 직접 만난 자리에서 A씨에게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돌연 “계약을 진행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자리를 떴다.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부한 것이다.

    임대차계약이 최종 단계에서 무산되면서 주거 임차의 기회를 잃은 A씨는 장애를 이유로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부한 것은 부당한 차별행위라며 대한법률구조공단의 지원을 받아 B씨를 상대로 위자료 700만 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소송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임대인 B씨가 안전상 이유를 들어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부한 것이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이 재판에서 B씨는 A씨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계약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해당 주택이 승강기가 없는 노후 공동주택의 2층에 위치해 있고, 현관 계단이 가파른 점 등을 고려해 A씨의 안전사고를 우려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원고를 대리한 법률구조공단 변호사는 “A씨가 직접 임대차 목적물을 확인하고 2층까지 이동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고, 계약에 필요한 서류까지 작성하는 등 계약 절차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에서 임대인 B씨가 A씨의 장애 사실을 알게 된 이후 계약 체결이 거부됐다.”면서, “안전상의 합리적 이유라기보다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 및 제46조는 토지 및 건물의 매매·임대 등에 있어서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을 제한·배제·분리·거부하는 행위를 차별행위로 금지하면서, 이를 위반한 경우 손해배상 책임도 인정하고 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42단독 김지영 부장판사는 임대차계약 거부가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행위라는 원고측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취지에서, “1. 피고는 원고에게 2026. 7. 15.까지 300만 원을 지급한다. 2. 원고는 나머지 청구를 포기한다. 3. 소송비용 및 조정비용은 각자 부담한다.”는 내용의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내렸고, 양측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이번 소송에서 원고를 대리한 법률구조공단 소속 박진무 변호사는 “이번 결정은 주택 임대차 과정에서 장애를 이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행위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행위에 해당해 손해배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특히 “임대인이 안전상의 이유를 내세우더라도 장애인의 실제 이동 가능 여부나 계약 진행 경위 등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장애 자체를 이유로 계약 체결의 기회를 제한하거나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환기했다.”고 말했다.

    법률구조공단 관계자는 “공단은 앞으로도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이 주거·고용·금융 등 일상생활에서 부당한 차별로 권리를 침해당하는 경우 적절한 법률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법률구조를 이어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 글쓴날 : [26-09-0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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