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곽은석 법률구조공단 노동조합 위원장, 김영진 이사장, 박종항 법률구조공단 소속변호사 노동조합 위원장 |
[한국법률일보] 대한법률구조공단은 9월 15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부에서, 이사장과 일반직 노동조합, 변호사 노동조합이 함께하는 ‘공단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한 노사노노 화합 선언 및 연봉감액 협약식’을 개최했다.
이번 법률구조공단 노사합의는 2024년 임원, 고위관리자, 일반직 관리자들의 연봉 감액과 처우 동결 선언과 2025년 6월 변호사 노동조합의 임금 감액 합의 후, 실시된 일반직 노동조합의 연봉순연 찬반투표에서 투표율 89.96%, 찬성율 86.28%의 결과가 나오면서 이루어졌다.
법률구조공단에는 일반직 직원들이 가입된 제1노조(한국노총)와 변호사 직원들이 가입된 제2노조(민주노총)가 설립돼 활동 중이다.
법률구조공단은 “누적된 퇴직적립금 고갈로 인해 재무건전성 위협에 직면해 있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직원들의 급여 상승을 일정 부분 유보하는 고통 분담이 불가피했다.”면서,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직원 전체가 희생을 분담하는 역사적 합의를 대내외에 선포하게 됐다.”고 밝혔다.
법률구조공단은 특히 이번 합의에는 정부가 공공기관 대상으로 추진 중인 직무·성과 중심 보수체계 개편을 노사가 합의해 부분적으로 도입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 방향과 공단의 자구 노력이 조화를 이룬 결과라고 평가했다.
법률구조공단은 이번 임금 삭감을 통해 확보되는 재원은 재정 개선뿐만 아니라 4년 만에 재개되는 공개 채용을 통해 미취업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책무와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를 함께 실현해 선도적 공공기관으로 재도약으로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복수노조 체제에서 오랜 동안 노사간·노노간 갈등이 이어져 온 법률구조공단이 전 직원 임금 삭감을 통한 자구책 마련에 노사 모두가 동참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법률구조공단 이사장 김영진(사법연수원 21기) 변호사는 이날 선언식에서 “조직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구성원 모두가 희생해 책임을 나누는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공공성의 실천이다. 이번 결단이 사회적 약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고, 법률복지 개선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은석 법률구조공단 일반직 노동조합 위원장은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어려운 선택이 있었기에 오늘의 합의가 가능했다. 노사와 노노가 갈등을 넘어 연대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박종항(사법연수원 42기) 변호사 노동조합 위원장도 “이번 단체협약은 희생이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다. 국민에게 더 나은 법률복지를 제공하는 과정이라는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법률구조공단은 “이번 합의를 계기로 그동안 강하게 인식되어 온 노노·노사 갈등의 이미지를 불식하고, 국민의 법률복지 서비스 개선과 확장을 위해 다양한 혁신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