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12·3 계엄 선포로부터 123일째인 2025. 4. 4. 오전 11시 22분,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윤석열) 탄핵(2024헌나8)’ 사건에 대해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결정을 선고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선고에서, 먼저 '이 사건 탄핵심판청구는 적법하고, ▶ 12·3 비상계엄 선포, ▶ 국회에 대한 군경 투입, 포고령 발령, ▶ 중앙선관위에 대한 압수·수색, ▶ 법조인에 대한 위치 확인 시도 등이 헌법 및 법률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헌법재판소는 특히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었으므로, 이는 피청구인의 법 위반에 대한 중대성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시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이어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행위에 해당한다. 피청구인의 법 위반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친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된다.”면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주문을 선고했다.
전원일치 의견이었던 이번 결정에서, 증거법칙과 관련해, 탄핵심판절차에서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을 완화해 적용할 수 있다는 이미선·김형두 재판관의 보충의견과, 탄핵심판절차에서 앞으로는 전문법칙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의 보충의견이 있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 윤복남)은 헌법재판소의 결정 직후 바로 “헌재의 파면 결정은 민주주의의 위대한 승리다. 내란종식과 사회대개혁은 이제 시작이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민변은 성명에서 먼저 “우리가 민주공화국을 지켜냈다. 오늘(4월 4일) 헌법재판소는 8:0 만장일치로 윤석열을 파면했다.”면서, “지난 겨울, 시민들은 헌정질서 회복과 민주공화국을 지키기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려 왔다. 위대한 시민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비로소 결과를 맺은 것이다. 시민들이 헌법질서를 회복했고,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되살렸다. 우리 모임은 진정한 주권자 시민들에게 무한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고 환영했다.
민변은 “헌법재판소는 오늘 결정문에서 12.3 비상계엄과 포고령 선포는 그 자체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행위임을, 군병력으로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의 기능을 마비시키고자 한 행위는 민주공화국의 근본 질서를 뒤엎고자 한 국헌 문란의 행위임을 역사에 명백히 기록했다.”면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주권자의 뜻을 확인한 것이며, 헌법의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동의할 수밖에 없는 지당한 결론이다. 피청구인 윤석열은 즉각 파면 결정에 승복하고 주권자 시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내란 우두머리라는 형사책임 앞에 무릎 꿇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변은 “한덕수 권한대행은 즉각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고, 곧바로 대통령 선거일을 공고해야 한다. 앞으로의 대선 절차에서는 반드시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여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면서,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탄핵을 반대하며 윤석열과 한 몸이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국민의힘은 오늘 파면 결정의 또 다른 대상이다. 국민의힘이 자행해 온 내란 옹호, 폭력 선동 등 반헌법적 행위에 대해 시민들은 책임을 묻고 있다. 국민의힘은 내란과 그로 인한 혼란을 야기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라고 요구했다.
민변은 “오늘 윤석열 파면 결정은 헌정질서 회복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첫걸음이다. 비상계엄을 획책하고 실행에 가담한 이들에 대한 진상조사와 처벌이 철저히 이루어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법원, 검찰 등 사법기관이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이제라도 최선을 다해 윤석열과 내란 세력들에 대해 공정하고 엄격하게 수사와 재판을 진행하는 것뿐이다.”라면서, “나아가 12.3 이후 지속되어 온 내란동조세력의 폭력에 단호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평화로운 집회에 대한 서울경찰청의 불법행위와 집회 참여 시민에 대한 폭력, 서울서부지법 폭동 등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으므로 빠르고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변은 “윤석열을 파면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 땅의 민주주의가 법전이 아닌 ‘광장의 헌법’으로 살아있음을, 공화국의 주인은 불의에 침묵하지 않는 시민임을 증명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을 지켜내는 것이 얼마나 고된 투쟁인지도 다시금 절감했다.”면서, “12.3 내란사태는 윤석열 개인의 일탈이 아니었다. 정치가 소수를 위해 봉사하고, 경제가 약자를 외면하며, 혐오와 차별이 권력의 언어가 되는 구조 속에서 가능한 일이었다. 사회를 좀먹는 오랜 구조적 병폐를 근본부터 뜯어고치지 않는다면, 또 다른 12.3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윤석열의 파면은 윤석열 한 사람을 심판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것은 구시대의 문이 닫히는 소리이자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함성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변은 “우리 사회는 탄핵을 넘어, 사회대개혁으로 나아가야 한다. 더 이상 선거 때만 ‘주인’인 시민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정당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결선투표제와 비례성 강화를 통해 소수자의 정치 대표성을 확보해야 한다. 무한성장주의를 벗어나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하고 군비감축과 민주적 통제를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변은 “기후위기 대응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생태계 보전, 헌법에 기후, 환경에 대한 기본권 명시 등 국가적 책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면서, “돌봄은 시혜가 아닌 권리이며, 노동은 생존이자 존엄이다. 생명안전기본법과 차별금지법, 먹거리기본법의 제정, 중대재해처벌법 강화는 우리 사회의 최소한의 조건이 되어야 한다. 식량주권은 국가 안보이며, 문화예술은 사회의 숨결인 공공재다. 경쟁 중심의 교육은 전환되어야 하며, 청년의 주거・일자리・참여권 확대는 정치의 신뢰를 회복하는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민변은 “아울러 이번 파면 결정으로 헌정질서가 수호되었지만, 명명백백한 이번 사건의 선고를 지연해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킨 헌법재판소는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또한 현행 헌법의 부분적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점도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시대착오적인 헌법상 계엄조항의 개폐,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 및 임기 만료된 헌법재판관 후임 문제 등도 헌법 개정 및 사회대개혁의 필요성을 재확인해주었다.”고 짚었다.
민변은 끝으로 “사회대개혁은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며, 선언이 아니라 과제다. 광장에서부터 시작된 시민의 연대와 실천이 그 과제를 완수할 유일한 동력이다.”라면서, “우리 모임은 윤석열 파면을 환영하며 민주주의 수호, 인권옹호, 그리고 평등한 사회를 위한 개혁의 길에 모든 시민들과 함께할 것임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