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한 교통사고 발생 치료비를 교통사고 가해자에게 전액 구상 청구할 경우 피해자의 과실을 반영해 구상금액을 제한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민사1·3단독 강지성 판사는 A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에서 “구상금 채무는 1,076,158원을 초과해서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는 일부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25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12월말 저녁 7시경 어머니 소유의 오토바이를 왕복 4차로의 도로에서 운전하다가 횡단보행자용 신호가 적색 신호인 상태에서 횡단보도를 횡단하던 B씨를 충격해 약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B씨의 상해에 대한 치료비 중 요양급여(공단부담금 부분)를 지급함으로써 국민건강보험법 제58조 제1항에 따라 그 지급액을 한도로 B씨에 대한 치료비 손해배상채권을 대위취득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를 근거로 A씨와 A씨의 어머니에게 요양급여 전액에 대한 구상금 지급을 청구했다.
A씨는 이 사건 사고 당시 녹색차량 신호에 따라 직진 진행 중이었고, B씨는 무단횡단을 해 상대적으로 B씨의 과실이 더 큼에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급여 전액을 청구하는 것은 억울하다면서, 법률구조공단을 방문해 상담하고 법률구조를 신청했다.
법률구조공단은 소송구조 결정을 하고 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는 A씨와 A씨의 어머니를 대리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했다.
A씨를 대리한 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는 이 재판에서, “이 사건 사고는 B씨가 횡단보행자용 신호가 적색 신호인 상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발생한 사고여서 B씨의 과실이 70% 이상에 해당하므로 과실상계 및 책임제한이 되어야 한다.”면서, “또한 사고 당시는 겨울철 야간으로 어느 정도 가까워지지 않고서는 A씨가 B씨를 미리 식별하기는 어려웠을 것이고, A씨가 과속이나 신호위반, 음주운전과 같은 비난가능성이 높은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강지성 판사는 원고측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면서 “이 사건 사고 경위, 피해자의의 나이와 피해정도 등을 고려해 원고의 책임을 전체 손해액의 30%로 제한한다. 과실상계 및 책임제한 후 기 변제금을 공제한 구상금 채무는 1,076,158원을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고 판결했다.
이 소송에서 A씨를 대리한 법률구조공단 소속 김경일 변호사는 “이번 사건처럼 법을 잘 몰라 어려움을 겪는 국민을 구제하는 것이 법률구조공단의 중요한 역할”이라면서, “이번 판결이 향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구상금 청구에 있어 피해자의 과실을 반영하는데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