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아파트 주차장 내 자동차사고로 뺑소니로 몰려 약식명령으로 벌금형을 받았던 여성 운전자가 정식재판절차를 통해 도주치상 혐의에 대하여는 무죄, 업무상과실치상에 대하여는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사례가 나왔다.
18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형사1단독 정승호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 A씨에 대해 지난 10월 23일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한다.”는 판결을 선고했다.
A씨는 대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해 나오던 중, 출구 근처를 지나던 30대 여성 B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좌측 사이드 미러로 B씨의 좌측 팔목을 충격했다.
이에 A씨는 즉시 정차해 B씨의 상태에 대해 물었고 연락처를 건네려 하였으나 B씨는 운전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점만을 지적하며 화만 내다가 A씨의 연락처를 받지 않은 채 곧바로 떠나버렸다.
이후 B씨는 2일이 지난 후에야 A씨가 구호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도주했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A씨에게는 합의금으로 500만 원을 요구하면서 만약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운전면허가 취소될 것이라는 등의 말을 했다.
경찰의 1차 수사결과, B씨가 짜증만 내다가 먼저 현장을 이탈했으며 거짓말 탐지기 결과 A씨는 B씨로부터 아프다는 말을 전혀 듣지 못하였음이 밝혀져 도주치상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됐다.
그러나 B씨가 불송치결정에 불복해 이의신청을 하자, A씨에게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이 나왔고, A씨는 정식재판청구를 했다. A씨는 법률구조공단을 방문해 자신이 선량하게 살아왔고, 도주의 고의가 전혀 없음에도 뺑소니범으로 몰려 억울하다면서 상담하고 법률구조를 신청했다.
법률구조공단은 소송구조 결정을 하고 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는 A씨의 정식재판청구 사건을 수임했다.
A씨를 대리한 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는 이 재판에서, “A씨에 대한 거짓말 탐지기 결과, 사건 당시의 CCTV 영상 등을 기초로 도주의 의사가 없었음”을 주장했고, “B씨에 대한 증인신문 절차를 통해 B씨의 증언 중 CCTV 등 객관적인 사실과 모순되는 점”을 지적하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정승호 판사는 CCTV 영상 등을 증거로 “피고인이 도주의 범의를 가지고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채 사고현장을 이탈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록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도주치상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 혐의에 대하여는 A씨가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된 사실을 이유로 공소를 기각했다.
이 판결은 검찰이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이 소송에서 A씨를 대리한 법률구조공단 소속 홍문영 변호사는 “이번 판결을 통해 억울하게 뺑소니범으로 몰린 의뢰인의 결백을 밝힐 수 있어 뜻 깊었다.”면서, “앞으로도 법률구조서비스를 통해 정당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