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국회가 2024년 12월 14일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을 재석 300인 중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로 넘어 갔다.
야당은 헌법재판소 9인 체제 완성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6인 헌법재판관 체제에서 재판관 1인이라도 탄핵에 반대하면 대통령(윤석열) 탄핵은 기각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제기되자, 박찬운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그 우려를 불식했다.
박찬운 교수는 21일 SNS에 “6인 재판관 체제 하에서 헌재가 탄핵을 기각할 수 있는가?”라는 글을 올려, “6인 재판관 사이에서 의견이 찬반으로 나누어져 있는 한 기각 결정은 나올 수 없다.”고 밝혔다.
박찬운 교수는 이 글에서 “헌재는 9인 재판관 체제인데, 현재 3명 공석으로 6명 재판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회 추천 몫 3명에 대해 한덕수 총리가 임명을 미룰 것이라고 관측을 하고 있어 향후 탄핵 심판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면서, 관련된 문제들을 정리해 줬다.
헌법재판소법 제23조(심판정족수) ① 재판부는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
원래 헌법재판소가 사건을 심리하기 위해서는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7명 이상의 재판관이 출석해야 한다. 그런데 이 조항이 방송통신위원장 이진숙의 탄핵사건 효력정지가처분 사건 결정(2024헌사1250)으로 잠정적으로 달리 운영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재판관이 임기 만료로 7명이 안 되는 경우, 이 규정 적용을 이진숙 사건의 탄핵 본안 결정 때까지 효력을 정지시켰다.
박찬운 교수는 “이 (결정의) 효력은 이진숙 사건뿐만 아니라 다른 사건에서도 적용된다. 이것은 헌재 결정의 대세적 효력(원래 재판 효력은 당해 사건의 당사자 사이에서만 있으나 헌재 결정은 당해 사건이 아닌 다른 사건에도 미친다)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결정의 취지에 따라 지금 제기되고 있는 몇 가지 질문에 대해 답했다.
첫째, 6명 재판관만으로 윤석열 탄핵사건은 심리할 수 있는가?
박찬운 교수는 “할 수 있다. 3인 재판관이 임명되지 않아도 헌재가 윤석열 탄핵사건을 심리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했다.
둘째, 3인 공석 재판관이 임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탄핵 인용 결정도 가능한가?
박찬운 교수는 “가능하다. 다만 탄핵 인용 결정은 6인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므로 현 재판관 전원이 탄핵 인용에 찬성해야 한다.”면서,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6인 체제로는 탄핵 결정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셋째, 그럼 현 6인 체제 하에서 재판관 1인이라도 반대를 하면 탄핵은 기각된다는 말인가?
박찬운 교수는 “그렇지 않다. 이 부분이 현재 가장 큰 오해가 크다. 헌재는 이진숙 사건에서 만일 6명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전원 찬성 결론이 나오지 않은 경우엔 나머지 3명의 재판관 의견을 기다려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결정을 했다.”면서, “즉 이런 경우에는 결정을 미룬 다음 공석을 채운 뒤 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결정문 중 거기에 해당하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고 제시했다.
“가처분을 인용하더라도 이는 의결정족수가 아니라 심리정족수에 대한 것에 불과하므로 법률의 위헌결정이나 탄핵결정을 하기 위하여는 여전히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만약 재판관 6명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나머지 3명의 재판관의 의견에 따라 사건의 향배가 달라질 수 있는 경우에는 현재 공석인 재판관이 임명되기를 기다려 결정을 하면 된다. 다만 보다 신속한 결정을 위하여 후임 재판관이 임명되기 전에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조사를 하는 등 사건을 성숙시킬 필요가 있다.”[2024헌사1250 효력정지가처분신청]
넷째, 그렇다면 현재의 6인 체제 하에서는 탄핵 기각 결정은 나올 수 없고 결정한다면 그것은 탄핵 인용이라는 말인가?
박찬운 교수는 “그렇다. 6인 재판관 사이에서 의견이 찬반으로 나누어져 있는 한 기각 결정은 나올 수 없다(결정 취지대로 말하면 기각의견이 4명 이상이면 기각결정을 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공석 3인 재판관을 기다릴 필요 없이 인용에 필요한 6인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 재판부 구성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그런 일은 없을거라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상당 기간 3인 공석이 계속된다면 헌재는 일단 합의를 시도하겠지만 거기에서 전원 찬성이 안 나오면 탄핵 결정은 3인 재판관이 임명될 때까지 미룰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박찬운 교수는 “결론적으로 현재의 6인 체제 하에서 탄핵 기각은 (현실적으로)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라면서, “다만 탄핵 절차가 빨리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3인 재판관이 가급적 빨리 임명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찬운 교수는 한양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제16기로 수료한 후 1990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서울지방변호사회 섭외이사,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회 부위원장, 인권법학회 회장, 경찰대개혁추진위원장,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인권정책국장, 초대 군인권보호관 등을 역임한 인권법학자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