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부동산거래 신고기준일이 되는 ‘계약 체결일’에 ‘가계약금 지급일’의 포함 여부가 불분명해 발생하고 있는 수천만 원의 거짓 신고 과태료 민원과 관련해, ‘계약 체결일’의 의미를 명확히 규정해 실수, 착오로 인한 신고가 거짓 신고로 오인돼 과도한 과태료가 부과되고 있는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가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는 ‘계약 체결일’의 의미를 명확히 하고 거짓신고 대상을 세분화하는 등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을 개선·정비할 것을 국토교통부에 권고하고, 과태료를 부과받은 당사자의 이의제기 등을 심의·결정할 수 있는 행정처분배심제 등 권익구제 수단을 마련할 것을 전국 지방의회에 정책제안 했다고 17일 밝혔다.
부동산 매매계약 등을 체결한 거래당사자인 개업공인중개사와 직거래 국민은 <부동산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관할 지자체에 부동산거래를 신고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계약에 관한 일반법인 <민법>과 법제처 유권해석, 대법원 판례 등에 따라 가계약금 지급 시 매매대금, 잔금 지급일 등 계약의 주요 부분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면 그날을 신고 기준일인 ‘계약 체결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행 법령상 부동산거래 신고기준일이 되는 ‘계약 체결일’에 ‘가계약금 지급일’의 포함 여부가 불분명해 일부 개업공인중개사들은 ‘계약 체결일’을 거래당사자의 ‘매매계약서 작성·교부일’로 부동산거래를 신고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관할 지자체가 부동산거래 신고 기산일이 되는 ‘계약 체결일’을 ‘가계약금 지급일’로 신고하지 않았다며 부과하는 수천만 원의 거짓 신고 과태료에 대한 관련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A씨는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2020년 7월 28일 가계약금 2천만 원을 입금받고 8월 7일 당사자 간 매매계약서를 작성・교부한 후 9월 2일 부동산거래 신고를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계약 체결일을 ‘가계약금 입금일’이 아닌 ‘매매계약서 작성·교부일’로 착오해 가계약금 입금일로부터 30일이 지나 지연 신고를 했다.
그러자 관할 지자체는 지연 신고 과태료를 회피할 목적으로 거짓 신고를 했다는 사유로 매매대금의 2%인 2,200만 원의 과태료를 A씨에게 부과했다.
통상 지연 신고하거나 신고하지 않을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지만 거짓 신고인 경우 거래 대금의 2%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또한 거래당사자의 위반행위 조사 권한과 과태료 처분 권한이 국토교통부와 지자체로 이원화돼 있어 국토교통부의 위반행위 조사 결과 통보에 대해 가계약금 지급일이 아닌 계약서 작성일로 신고한 동일 위반사항에 대해 과태료 미부과, 지연 신고 과태료 부과, 거짓 신고 과태료 부과 등 각 지자체 별로 과태료 부과처분이 제각각이었다.
공인중개사 B씨는 실거래가 13억 원의 부동산을 중개한 후 지자체에 부동산거래를 신고하면서 ‘계약 체결일’을 ‘가계약금 입금일’이 아닌 ‘매매계약 체결일’로 신고했다.
이에 관할 지자체는 가계약금 입금 시 계약 성립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 없이 B씨가 거짓 신고를 했다며 과태료 2,600만 원을 B씨에게 부과했다.
이에 권익위는 개업공인중개사 등이 부동산거래 신고 과정에서 착오가 없도록 ‘계약 체결일’의 의미를 ‘계약금의 일부를 선지급하면서 매매대금, 잔금 지급일 등 계약의 중요 부분에 대한 합의(서면, 구두 등 포함)를 한 날’로 예시하면서 신고 서식 상에 명확히 규정하도록 하고, 또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을 통해 부동산거래 계약의 거짓 신고 대상에 대한 세분화된 자료와 거짓 신고 조사 유의사항을 지자체에 안내하도록 국토교통부에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권익위는 이와 함께 과태료 부과 처분의 공정성·신뢰성을 확보하고 과태료 부과에 대한 당사자의 사전 의견제출 및 이의제기(법원 통보 이전) 등을 관할 지자체가 객관적으로 심의·결정할 수 있도록 행정처분배심제 등 권익구제 수단을 마련할 것을 전국 225개 지방의회에 정책제안 했다.
국민권익위원회 김태규 부위원장은 “이번 제도개선으로 부동산거래 신고기준일에 대한 이해를 높여 착오 신고를 줄이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 없이 과도한 과태료를 부과하는 사례는 없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