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김명훈 기자]

대법원이 ‘97. 4. 3.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한국인 대학생을 칼로 찔러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혼혈 미국인 아서 존 패터슨(Arthur John Patterson) 사건에서, 사건발생 19년 10개월 만인 지난 25일 진범 패터슨에게 징역 20년을 확정했다.

 청소년이 아무런 이유 없이 무고한 청년을 무참히 살해한 이 충격적인 사건은 ‘09년 배우 송중기씨가 피해자역으로 캐스팅 된 홍기선 감독의 “이태원 살인사건(Where the Truth Lies, 2009)”으로 영화화 됐고,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도 방송되면서 여론이 환기되었다.

 이 사건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패터슨(당시 17세)은 ‘97. 4. 3. 21:30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는 버거킹 햄버거가게에서 친구인 에드워드 리(Edward Kun Lee, 당시 18세) 등과 함께 탁자에 앉아 햄버거를 먹고 있었다.

 패터슨 등은 그 자리에서 에드워드 리로부터 선배들이 아리랑치기를 한 이야기와 함께 “나가서 아무나 칼로 찔러봐라. 빨리 나가서 누군가 쑤셔버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패터슨과 에드워드 리는 이날 21:50경 마침 술에 취한 홍익대학교 재학생 조중필(당시 22세)씨가 화장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자 패터슨이 사람을 칼로 찌를 용기가 있는지 여부를 시험해 보기로 하고, 패터슨 또는 에드워드 리가 “I'm going to show you something cool. Come in the bathroom with me”라고 말한 다음, 에드워드 리가 조중필씨를 뒤따라 화장실 쪽으로 가고, 패터슨도 에드워드 리를 뒤따라 화장실 쪽으로 갔다.

 에드워드 리가 먼저 화장실로 들어가 세면대 앞에서 손을 씻는 척하면서 패터슨이 실제로 피해자를 칼로 찌를 것인지를 지켜보고, 패터슨은 화장실에 들어가 접이식 칼로 오른쪽 소변기 앞에서 소변을 보는 피해자의 오른쪽 목을 찌르고, 패터슨을 향해 돌아선 피해자의 가슴과 왼쪽 목을 찔러, 피해자를 살해했다.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7형사부(재판장 심규홍 부장판사)는 ‘16. 01. 29. 피고인 패터슨이 피해자를 칼로 찔러 살해한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2심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 제5형사부(재판장 윤준 부장판사)도 ‘16. 09. 13. 피고인 패터슨의 법리오해, 사실오인 및 양형부당 주장을 모두 배척하면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패터슨은 “1.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공소제기는 공소권 남용에 해당하며, 선행사건의 기판력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미친다. 2. 피해자를 칼로 찌른 사람은 에드워드 리이지 피고인이 아니다. 3. 피고인에 대한 양형이 부당하게 과중하다.”고 주장하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이 사건 피고인 패터슨의 각 주장에 대하여 “1. 시효가 완성되기 전인 ‘11. 12. 22.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됨으로써 시효의 진행이 정지되었고, 이 사건 공소제기는 공소권 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하며, 선행사건의 기판력이 이 사건에 미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2. 피고인이 피해자를 칼로 찔러 살해하였음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3. 원심이 제1심의 양형이 무겁지 않다고 보아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하면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 사건의 범행 수법이 매우 끔찍하고 피고인이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등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고, 피고인이 범행 당시에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사실상 법정 최고형이 선고된 것”이라고 말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