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신종철 기자] 사법부를 가장 신뢰한다는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20일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과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에 대한 영장기각과 관련해 “추명호, 추선희 영장 기각은 촛불혁명에, 국민이 요구하는 대개혁에 반하는 실망스러운 결정”이라고 법원에 씁쓸함을 나타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의 서울고등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다.
박 의원은 “그런데 만약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 업무일지에 의거해 청와대에서 김기춘, 우병우가 고등법원의 판결에 영향을 끼쳤고 대법원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건 잘못이죠?”라고 물었다.
이에 최완주 서울고등법원장은 “사실관계를 가정한 질문에 대답은 부적절한 것 같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박지원 의원은 “이건 권력이 사법부를 침해한 중대한 사례”라고 주장하자, 최완주 서울고법원장은 “만약 지금 말씀하신 게 사실이라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박지원 의원은 “추추, 야구선수 추신수가 아니다. 추명호, 추선희 영장 기각은 촛불혁명에 국민이 요구하는 대개혁에 반하는 실망스러운 결정이었다고 본다”고 평가하면서 “그렇지만 사법부의 결정이었기 때문에 제가 더 이상 언급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검찰에서 추가 조사해서 (추명호, 추선희에 대해 영장) 재청구를 한다면 사법부도 최소한 국민과 함께 이 시대가 요구하는 개혁에 동참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어떻게 생각합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강형주 서울중앙지법원장은 “(영장전담판사가) 육하원칙에 의거 기록에 대해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지원 의원은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은 제가 2014년 국회 정보위 업무보고 때, 아까 조응천 의원이 피를 토하는 절규의 말씀을 한 내용들을 지적했었다. (추명호 국장은) 이때 딱 잡아뗐다”며 “만약 그때 이러한 것들이 조사됐다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감옥 가는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또 박 의원은 “제가 만만회 (의혹을) 거론했을 때 조사했다면, 지금도 제가 재판받고 있지만 사법부에서 왜 그들의 증인신청을 받았다가 취소해버려요. 권력의 눈치를 보는 그런 사법부가 아니었다면 오늘날의 그런 결과가 안 나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사법부도 국민과 함께 가야해요. 이 시대가 요구하는 개혁에 동참해 주셔야합니다. 저는 사법부를 간섭하자는 게 아닙니다. 그래도 사법부가 중심을 잡아줬기 때문에 이 정도의 정의를 지키고 있는 겁니다. 원장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었다.
이에 강형주 서울중앙지법원장은 “기본적으로 의원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라고 대답했다.
박지원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지금도 이 분을 옹호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의 정의가 죽었다고 생각한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을 시켰고, 사법부의 판단에 의해 구속영장이 발부됐고 구속이 연장이 됐는데 이제 와서 이건 뭐, 구치소가 5성급 호텔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이렇게 해서 소위 MH그룹이라는 외국 로펌과 함께 법적 투쟁에서 정치 투쟁으로 옮아가는 것은, 앞으로 궐석 재판이 됐건, 국선변호인이 됐건, 사법부에서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재판에 임해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강형주 서울중앙지법원장은 “누차 말씀드렸지만 공정하고 신뢰받는 재판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해당사항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적절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박지원 의원은 “(박근혜) 전직 대통령이 사법부를 전적으로 무시하고 이러한 짓을 하면 사법부도 추상같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꼴뚜기가 뛰니까 망둥이가 뛴다’는 말이 있다. 박근혜가 뛰니까 최순실이 뛰더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최순실도 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있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재판을 연장하려는 것이 피고인의 권리일 수도 있지만, 사법부를 근본적으로 무시하는 이런 언행에 대해서는 사법부가 추상같아야 한다”며 “저는 최소한 박근혜, 최순실에 대한 사법부의 확실한 개혁의 의지를 국민에게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신종철 기자 master@lawfac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