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신종철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국정감사가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에 대한 자격 논란 끝에 파행으로 치달으려 결국 무산됐다. 13일 헌재 국정감사장에 있던 김이수 권한대행은 업무보고와 인사말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와 관련해 14일 문재인 대통령은 수모를 겪은 김이수 권한대행에게 사과하는 한편, 국회의원들에게는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부정하는 것은 국법질서에 맞지 않는다며 3권분립을 존중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헌법재판소법과 규칙은 헌재소장 궐위 시 헌재 재판관 회의에서 권한대행을 선출하고, 선출이 있기 전 까지는 헌재재판관 임명일자와 연장자 순으로 권한대행을 맡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지난 정부 때인 2017년 3월 14일 재판관 회의에서 김이수 재판관을 헌재소장 권한대행으로 선출했다”며 “그리고 국회의 헌재소장 임명동의안 부결 후 9월 18일 헌법재판관 전원이 김이수 재판관의 헌재소장 권한대행 계속 수행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고 환기시켰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렇기 때문에 지금 현재 김이수 헌법재판관이 헌재소장 권한대행인 것이며, 이에 대해 대통령과 국회는 인정한다, 안 한다라고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물론 국회는, 또는 야당은 권한대행체제가 장기화 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으니 조속히 헌재소장 후보자를 지명하라고 대통령에게 요구할 수 있고, 대통령의 후보자 지명이 과다하게 늦어지면 대통령을 탓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와 별개로 헌재소장 권한대행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의 수장으로서 존중해야 마땅하다”고 짚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헌법재판소법에 의해 선출된 헌재소장 권한대행에 대해 위헌이니 위법이니 하며 부정하고 업무보고도 받을 수 없다고 하는 것은, 국회 스스로 만든 국법질서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러면서 “수모를 당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께 대통령으로서 정중하게 사과드린다”며 “그리고 국회의원들께도 3권 분립을 존중해 주실 것을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 청와대 “국회가 헌재소장 임기 입법 마치면, 대통령은 헌재소장 바로 임명”
앞서 13일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지난 1월 31일 이후 헌재는 7인 내지 8인 체제로 운영됐다”며 “또한 8인 체제가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갈등이 첨예한 사건이나 위헌 소지가 있는 사건에 대한 헌재 결정이 미뤄져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이에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조속히 인선해 8인 체제의 비정상적 상황을 조속히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매우 크고, 청와대도 신속히 후임 재판관을 임명할 예정”이라며 “헌법재판소장은 헌법재판관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하기에 대통령은 헌법재판관 9인 체제가 구축되면 당연히 재판관 중에서 헌재소장을 임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수현 대변인은 “다만, 헌재소장 임기의 불확실성은 그간 계속 문제되어 왔고, 대통령이 헌법재판관 중 헌재 소장을 임명할 경우 다시 소장의 임기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차제에 헌재소장의 임기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따라서 국회에서 먼저 헌재소장의 임기를 명확히 하는 입법을 마치면, 대통령은 헌재소장을 바로 임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대행은 헌법재판소법과 헌법재판소장의 권한대행에 관한 규칙에 따라 적법하게 헌법재판소장 대행이 된 것”이라며 “김이수 헌재소장 인준안이 부결된 이후의 헌재소장 대행 체제 지속 여부는 청와대와 무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국회가 헌재소장 임기를 정하는 입법을 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바로 헌재소장 후보를 지명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대행 체제는 자연스럽게 종식될 것”이라고 국회에 요구했다.
헌법재판소장은 대통령이 헌법재판관 중에서 임명하는데, 기존 재판관 중에서 헌재소장을 임명할 경우 재판관 임기(6년)가 아닌 새로이 시작되는 헌재소장 임명 때부터 6년 임기가 시작되는지에 대해 국회가 입법으로 정리를 해달라는 것이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신종철 기자 master@lawfac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