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손견정 기자] 산재의료기관으로 운영돼 오던 병원에 대해 주변에 다른 병원이 많다는 이유로 산재의료기관 재지정을 거부한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은 잘못이라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A요양병원의 운영자인 B의료법인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심판사건에서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은 잘못이라고 재결했다고 4일 밝혔다.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3조 제2항에 따라 업무상의 재해를 입은 근로자의 치료, 입원 등의 요양을 담당할 산재보험 의료기관을 지정할 때에는 의료기관의 인력·시설·장비 및 진료과목, 산재의료기관의 지역별 분포 등을 고려해야 한다.
권익위에 따르면, 인천광역시 남구에 소재하는 A요양병원은 2011년부터 산재의료기관으로 지정·운영돼 오던 중 지난해 6월 병원 개설자가 B의료법인으로 변경되면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산재의료기관 지정이 취소됐고, 이에 B의료법인은 산재환자를 진료하기 위해 지난해 8월 A요양병원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의료기관 지정신청을 했지만 공단은 인근에 산재의료기관이 많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지정을 거부했다.
그러자 B의료법인은 A요양병원이 산재환자 요양에 필요한 인력과 시설을 종전과 다름없이 갖추고 있는데도 지정을 거부한 것이 부당하다며 지난해 10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A요양병원이 산재의료기관에 필요한 인력과 시설 기준을 모두 충족하고 있고 A요양병원이 산재의료기관으로 지정·운영될 때와 비교해 현재 인근 병원의 위치나 병원의 수 등의 사정에 큰 변경이 없다.”면서, “A요양병원의 산재의료기관 지정 거부에 따라 일반 환자에 비해 의료기관 선택에 제한이 있는 산재환자의 불편이 가중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근에 산재의료기관이 많다는 이유로 지정을 거부한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참고로 행정기관이 한 각종 행정처분이 부당하다고 생각되어 불복하고자 하는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는 크게 민원, 행정심판, 행정소송의 3가지 방법이 있다.
구체적인 사안별로 가장 적합한 절차를 선택해야 하는 데, 일반적으로 행정심판은 결정을 권고의 형식으로 내리는 민원에 비해 행정기관을 구속하는 강력한 법적 효력이 있고, 3심으로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위법성만 판단하는 행정소송에 비해서는 신속·간이하고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 위법성, 부당성, 합목적성까지 판단해 구제의 폭은 훨씬 넓어 국민 입장에서는 매우 효율적이고 편리한 권익구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