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김명훈 기자] 7월 31일(수) 오후 4시 30분 관세청 대전청사 대회의실에서 제29대 관세청장 취임식을 가진 김영문 관세청장은 첫 일정으로 대전 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김영문(52세, 사법연수원 24기) 관세청장은 울산 출신으로 경남고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했으며, 1995년 부산지검 검사로 임용된 후, 창원지검 거창지청·서울지검 서부지청·대구지검·법무부 법무과 검사, 대통령비서실 사정비서관실 행정관, 인천지검 부부장검사, 대구지검·수원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검사, 법무부 보호법제과장·법질서선진화과장·범죄예방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장검사 등을 역임했고, 2015년 대구지검 서부지청 부장검사 재직 중 검찰을 떠나 법무법인 지평 파트너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김영문 관세청장은 마약·조직범죄수사부 및 첨단범죄수사1부 부장검사 시절 마약, 밀수, 대외·외환거래 등 관세 연관 업무를 처리한 경험이 풍부하며, 법무부 과장 재직 중에는 '법치 인프라' 구축에 기여했으며, 변호사로서는 기술유출을 비롯한 지적재산권과 공정거래, 자원·에너지 인프라 분야 업무를 주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검사 출신의 관세청장이 임명된 것은 세 번째로 재무부 세관국이 관세청으로 독립한 1970년 초대 이택규 청장 및 제2대(1974~1978년) 최대현 청장 이후 39년만이다. 그동안 관세청장은 주로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등 기재부 또는 그 전신의 세제담당 관료들이 맡아왔으며, 드물게 관세청에서 내부 승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관세청은 천홍욱(57세) 前 청장과 김대섭 전 인천본부세관장이 국정농단 비리의 실세인 최순실씨의 추천으로 임명됐다는 의혹에 휘말렸고, 감사원의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추진실태 감사결과 관세청 공무원들이 평가기준을 조작하거나 관련 기록물 보관 및 관리를 부적정하게 한 사실이 적발돼 천홍욱 前 청장 등 면세점 선정 특혜 의혹 관련자들이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과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되는 등 각종 비리와 비위에 휘말리며 자정 능력을 상실한 조직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관세청 개혁의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0일(일) 관세청장 인사를 단행하면서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의 브리핑을 통해, “김영문 관세청장은 검사 시절 첨단범죄 수사통으로 능력을 인정받았던 법조인으로 청렴하고 강직한 리더십을 토대로 비리 근절과 업무 혁신을 통해 국민과 기업에게 신뢰받는 관세청으로 거듭나게 만들 적임자입니다.”라고 인선 배경을 밝힌바 있다.
이러한 기조에서 김영문 관세청장도 31일 취임사를 통해, ‘법과 원칙 그리고 끈임 없는 혁신’을 강조했다.
다음은 김영문 제29대 관세청장의 취임사 전문이다.
전국의 관세공무원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관세청 직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오늘 제29대 관세청장으로 취임하여 여러분과 함께 일하게 된 것을 더 없는 영광으로 생각하면서, 한편으로는 관세행정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는 제가 우리 관세청이 처한 작금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마음 한 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어려울수록 법과 원칙을 준수하면서, 우리 조직이 존재하는 근본이유를 생각하고 저와 여러분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정진한다면 그 어떤 어려움이라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관세공무원 여러분. 금년은 국민 모두의 기대 속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희망의 해입니다. 과거의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가자는 국민의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입니다.
우리 관세청도 이러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새 정부의 국정목표 실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는 오늘 취임의 자리에 즈음하여 우리 관세청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저는 20년간 검사로서 법과 원칙을 중심으로 이를 적용하고 또 지키도록 강제하며 살아왔습니다. 저는 이제 관세와 관련한 법과 원칙이 무엇인지 근본에서 살펴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모든 행정을 법과 원칙에 맞도록 정비해 나갈 생각입니다.
여러분들은 당연히 관세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고 있고 또 잘 해 왔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근본에서 다시 살펴봐야 하니 여러분들도 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그 기본 원칙은 무엇인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근본에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새롭게 느끼는 것도 많을 것이고, 또 현재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해결책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둘째, 끊임없는 혁신입니다. 혁신이 시대의 화두이니 만큼 혁신이 무엇인지는 모두 잘 알고 있고 나름대로의 생각들이 있을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혁신의 기본은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잘 아는 것입니다. 방금 말씀드린 법과 원칙, 즉 관세법이 기반하고 있는 논리와 원칙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말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함에는 아울러 우리가 공무원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국민을 위한 봉사자, 국민의 공복입니다. 혹시 우리가 조그마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우리도 모르게 우리 편의로 규정을 해석하고 적용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잘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시대의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글로벌 경기침체의 시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에 접어드는 우리경제. 현재 우리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심층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과거에 관행적으로 해 오던 일들이 현재의 시점에서도 맞는 일인지 근본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또한 제가 생각하는 혁신에서 중요한 것은 혁신을 이루어갈 수 있는 조직문화입니다. 상명하복, 통제와 평가 이런 것을 바탕으로 억지로 하는 문화가 아니라 소통과 융화, 웃음과 활력을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일을 하는 문화, 이것이 어쩌면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관행들을 과감히 탈피하여 일하는 조직으로 거듭났으면 합니다.
전국의 관세공무원 여러분, 저는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관세행정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래서 열심히 듣겠습니다. 저에게 허심탄회하게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들을 말씀해 주시고, 또 서로서로 격의 없이 논의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또한 저는 열심히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생각입니다. 여러분들도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저희는 국민들을 위한 조직입니다. 모든 판단의 기준을 국가라든가 우리 관세청이 아니라 국민이라는 생각을 꼭 견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은 훌륭히 우리나라의 경제국경을 수호해 오셨고, 우리의 살길인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 왔으며, 성공적으로 세수확보를 해 온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여러분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전국의 관세공무원 여러분, 오늘은 취임의 자리를 빌어 제가 평소 생각해 오던 행정의 기본이라 할 법과 원칙, 혁신, 그리고 무엇보다도 조직문화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여러분들과 함께 생활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추구할 내용입니다. 여러분들만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 함께 노력해 가자는 것입니다. 여러분 다시 한 번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 7. 31.
관세청장 김영문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