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산업재해로 신장 양측 기능을 모두 상실해 신장이식수술을 받고 장해급여청구를 한 50대 남성 근로자의 기존 장해등급 3급을 11등급으로 하향 결정한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을 다툰 행정소송에서 장해등급을 7급으로 상향 변경하라는 법원의 조정권고 결정이 확정된 사례가 나왔다.
전주지방법원 행정1단독 노종찬 부장판사는 50대 남성 근로자 김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장해등급결정처분 취소소송에서 “장해등급 제11급 제11호 결정처분을 장해등급 제7급 제5호 결정처분으로 변경한다”는 조정권고를 했고, 이에 피고 근로복지공단이 동의하면서 그대로 조정됐다.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김씨는 2001년 업무상 재해로 말기신부전이 악화돼 장해등급 3급 결정을 받아 휴업급여와 상병보상연금을 수령했다. 이후 양측 신장기능을 모두 상실하게 되면서 2019년 신장이식수술을 받았고 근로복지공단에 장해급여를 청구했다.
근로복지공단에서는 김씨가 신장을 잃은 것이 아니고, 신장이식으로 노동능력 일부를 회복했다는 이유로 신체장해등급 제11급 제11호 장해등급처분을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신장 기능 상실 등의 실질적 측면을 고려하면 자신은 한쪽의 신장을 잃은 사람에 이르므로,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에 대한 취소를 청구하기 위해 법률구조공단에 법률구조를 신청해 소송구조 결정을 받았다.
김씨를 대리해 전주지방법원에 장해등급결정처분취소소송을 제기한 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는 이 재판에서 “김씨의 두 신장 모두의 기능이 소실돼 신장이식을 받았고, 한 개의 신장 기능 소실에 비해 더욱 중하고 어려운 상태이다.”라면서, “원래 신장의 회복가능성이 없다는 점과 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 기준으로 54%의 노동력 감소가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전주지방법원 노종찬 부장판사는 원고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장해등급 제11급 제11호 결정처분을 장해등급 제7급 제5호 결정처분으로 변경한다.”는 조정권고안을 냈고, 근로복지공단은 법무부의 조정권고안 수용 지휘를 받아 김씨에 대한 원처분을 취소하고 장해등급 재결정했다는 조정권고동의서를 제출했다.
이에 원고인 김씨측은 소취하서를 제출하고 피고측도 소취하동의서를 제출함으로써 이 사건은 확정됐다.
김씨를 대리해 이번 소송을 진행한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문영섭 변호사는 “형식적인 감정인의 장해등급 판단보다는 실질적인 장해에 따라 법원에서 결정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산업재해를 당한 취약계층에게 한줄기 빛이 되는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