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2023년에 임명된 신임 법관의 86.8%가 서울과 경기도 거주자로 법관 구성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공고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대법원은 2023. 10. 5. 대법원 1층 대강당에서 법조경력 5년 이상의 신임법관 121명에 대한 임명식을 거행했다.
신임법관 121명은 2023. 10. 6.부터 2024. 2. 29.까지 약 5개월 동안 사법연수원에서 깊이 있는 사고훈련, 판결문 작성 등 법관으로서의 역량과 덕목 함양을 위한 신임법관 연수를 받은 후 2024. 3. 1.자로 각급 법원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번에 임용된 신임법관들의 연령은 28세부터 46세까지 분포돼 평균연령은 35.4세이고, 성별 현황은 여성 63명(52.1%), 남성 58명(47.9%)로 여성 법관이 더 많다.
이외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경기 용인시정)실이 법원행정처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신임 법관 121명 중 92명(76%)이 서울시 거주자, 13명(10.7%)이 경기도 거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만 총 105명(86.8%)의 신임 법관이 거주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올해 신입 법관 중 강원·인천·전북·전남·제주에 거주하는 사람은 없었으며. 경남·경북·대전·울산은 각각 1명, 대구와 부산에 거주하는 신임 법관은 각각 3명에 불과했다.
강원은 3년 연속, 전남과 제주는 2년 연속 신임 법관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출신대학(학부) 현황을 보면,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학부 출신 신임 법관 수가 121명 중 75명(61.9%)으로 집계돼 2022년 82명(60.7%)에 비해 1.2% 가량 증가했다.
서울대 출신이 47명(38.8%)으로 가장 많았고, 연세대가 15명(12.4%), 고려대가 13명(10.7%)으로 그 뒤를 이었다.
그간 법조계 안팎에서 문제시되어 온 김·장법률사무소(김앤장)·광장·율촌 등 ‘7대 로펌’ 편중 현상 또한 여전히 뚜렷했다. 신임 법관 전체 121명 중 경력이 확인되지 않은 11명을 제외한 110명 중 41명이 ‘7대 로펌’ 출신 변호사였고, 김앤장은 2023년에도 로펌 중 가장 많은 10명의 법관을 배출했다.
2021년 12월 개정된 <법원조직법> 제42조 제2항은 “판사의 임용에는 국민의 다양한 기대와 요청에 부응하기 위한 사항을 적극 반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22. 10. 4.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상환 법원행정처장 또한 ‘법관 구성의 다양성’에 대한 지적에 “좀 더 퍼지고 다양성화 하기 위해 어떤 기준을 완화하고 어떤 기준을 강화할 것인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탄희 의원은 “사법부 내 ‘다양성 증대’는 사법개혁의 필수적인 과제로서,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요구다. 국민은 극소수의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 거주하는 대형 로펌 출신 판사에게만 재판받고 싶은 것이 아니라, 국민의 다양한 삶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판사에게도 재판받고 싶은 것”이라면서, “사법부가 국민의 의사를 법관 임용에 반영할 의지가 있는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