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장애인이 다수의 사업주에게 고용된 경우 법령에 근거하지 않은 내부지침만으로 장애인고용부담금 감면 대상 사업주를 판단해 부담금을 부과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처분은 잘못이라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다.
장애인고용부담금은 장애인을 고용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사업주가 의무고용률에 못 미치는 장애인을 고용한 경우 납부해야 하는 공과금이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한 회사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장애인고용부담금 부과처분 취소청구사건에서 “장애인이 다수 사업주에게 고용된 경우 법령에 근거해서 부담금 사업주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처분을 취소했다고 6일 밝혔다.
A회사는 장애인 근로자 B씨를 포함해 2021년도 장애인고용부담금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신고했다.
그런데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B씨가 C회사에 이중으로 고용됐고, 내부지침에 따라 B씨의 사업주는 통상임금을 더 많이 지급하는 C회사이므로 A회사의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A회사에 장애인고용부담금과 가산금을 부과했다.
이에 A회사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먼저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등 상위법령에 장애인고용부담금 부과 요건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이에 “법령에 근거 없는 내부지침만으로 장애인 근로자의 주된 사업장 기준을 정하고, A회사에게 장애인고용부담금과 가산금을 부과한 처분은 위법·부당하다.”고 판단하면서, “A회사가 2021년도와 같은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고 근로자 B씨를 제외해 2022년도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부과받은 것 또한 위법·부당하다.”고 결정했다.
박종민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위원장은 “헌법상 법률유보의 원칙은 행정이 법률에 근거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행정처분은 반드시 법률에 근거해야 한다.”면서, “내부 준칙을 통한 법령의 과도한 확장해석으로 국민의 권리가 침해받지 않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