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담배꽁초가 가득 든 젖병을 아기에게 물리는 그림이 23일부터 간접흡연 경고그림으로 사용되자, 한국여성변호사회가 아동학대와 모방범죄를 지적하면서 사용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원장 조현장)은 담뱃갑 경고그림 및 경고문구를 24개월 주기로 정기 고시하도록 규정한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에 따라, 기존 경고그림 및 경고문구에 대한 익숙함을 방지하고 경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 더 간결하고 강렬하게 바꾼 제4기 담뱃갑 경고그림 및 경고문구를 23일부터 적용, 시행했다.
경고그림 제도는 2001년 캐나다에서 최초로 도입한 이후 전 세계 134개국에서 시행 중인 대표적인 담배규제 정책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6. 12. 23. 제1기 담뱃갑 경고그림 및 경고문구 제도를 시행한 이후, 성인 남성 흡연율이 2016년 40.7% → 2017년 38.1% → 2018년 36.7% → 2019년 35.7% → 2020년 34.0%로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장은 “경고그림에 영유아를 등장시킨 이유는 유아나 청소년이 간접흡연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이라면서 “기존 경고그림에서도 간접흡연의 피해를 나타내기 위해 어린이가 등장했다. 콜록대는 모습 등을 표현했는데, 이번에는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직관적인 표현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사)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김학자 변호사)는 23일 성명을 통해, “아동학대의 모습으로 혐오감을 주고 모방범죄의 우려 또한 심각한 신생아에 ‘꽁초 젖병’을 물리는 담뱃갑 포장지 경고그림의 사용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의2 제3항 단서에 따르면 ‘경고그림은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지나치게 혐오감을 주지 아니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신생아에게 ‘꽁초 젖병’을 물리는 그림은 그 자체로 아동학대의 모습으로 혐오감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또한 “해당 담뱃갑포장지 그림에 대한 아동학대 모방범죄마저 심히 우려된다.”면서, “‘아이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했듯, 간접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도 아기를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