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김명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법무부장관에 안경환(68세) 서울대 법과대학 명예교수를 지명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발탁배경에 대해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은 저명한 법학자이자 인권정책 전문가로 인권 가치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소신파이고,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검찰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이며 문재인 대통령의 법무부 탈 검찰화 약속 이행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안경환(安京煥, Ahn Kyong Whan)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1948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부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법과대학원에서 법학석사(LL.M.), 산타클라라대학 법과대학원에서 법학박사(J.D.) 학위를 취득했으며, 이후 서울대 법과대학 교수, 런던 정경대(LSE) 방문학자, 미국 일리노이대학 방문교수, 산타클라라대학 초대교수, 서울대 법과대학 학장, 한국헌법학회 회장,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운영위원장,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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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 |
안경환 후보자는 2006년 10월 참여정부의 국가인권위원회 제4대 위원장으로 임명돼 국가인권위원회의 위상 강화에 기여했으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정부의 인권위 대통령 직속기관화와 기구 축소에 반대해 헌법재판소에 이명박 대통령을 상대로 한 권한쟁의심판까지 제기하면서 저항하다, 위원장 임기를 약 4개월 남기고 이명박 정부의 인권의식을 강력히 비판하며 사퇴한 바 있다.
그는 2009년 7월 8일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을 사퇴하면서,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정권은 짧고, 인권은 영원하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우리들 가슴 깊은 곳에 높은 이상의 불씨를 간직하면서 의연하게 걸어갑시다. 외롭지만 떳떳한 인권의 길을. 오늘 우리를 괴롭히는 이 분노와 아픔은 보다 밝은 내일을 위한 작은 시련에 불과하다는 믿음을 다집시다. 제각기 가슴에 품은 작은 칼을 벼리고 벼리면서, 창천을 향해 맘껏 검무를 펼칠 대명천지 그날을 기다립시다.”라는 이임사를 남긴 바 있다.
안경환 후보자는 참여정부의 법무부 정책위원회 위원장(2003년 5월~2005년 9월)과 검찰인사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한 법무행정 경험도 있다.
그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법무부장관으로 취임하면, 1950년 11월부터 6개월간 재임한 김준연 제4대 법무부장관 이후 66년 만에 처음으로 판·검사나 변호사 출신이 아닌 법학자가 법무부장관이 된다.
안경환 후보자는 박정희 정부 치하에서 법조의 길이 아닌 법학자의 길을 선택했으며, 미국 유학 중 미국변호사 자격을 취득했고, 조국 민정수석의 서울대 법대 스승이면서, 선후배 교수이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위원장과 위원으로 함께 일한 바도 있다.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법무부 기자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현직에서 퇴임한 학자로서 자유로운 연구와 저술 생활을 즐기다 뜻밖에 공직후보자로 지명 받았다”면서, “법무부장관직을 맡게 되면 법무부의 탈검사화 등 대통령의 공약을 실현하는 데 앞장서고, 국정과 국민 생활에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인권 존중의 정신과 문화가 확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참고로 그가 가진 법률가에 대한 시각을 읽을 수 있는 글을 소개한다. 안경환 후보자가 자신의 저서, 위대한 반대자였던 미국 연방대법관 ‘윌리엄 더글러스 평전’의 서문에 쓴 구절이다.
"어느 사회에서나 90퍼센트의 법률가는 상위 10퍼센트 국민의 이익에 기식하여 삶을 영위한다. 나머지 10퍼센트만이라도 더글러스처럼 90퍼센트의 지친 영혼에게 연민의 눈길을 주는 나라, 그런 나라야만 살만한 가치가 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