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국세 체납액 징수를 위해 압류한 재산이 체납세액에 충당할 가능성이 없다면 그 이유를 확인한 날로 소급해 압류를 해제해야 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는 압류토지를 공매해도 체납세액을 충당할 수 없는 것을 알면서도 압류를 해제하지 않고 10년 이상 방치한 것은 위법·부당하므로 체납한 국세에 대해 소멸시효를 완성하도록 과세관청에 시정권고 했다고 25일 밝혔다.
B세무서장은 A씨가 국세를 체납하자 2006년 A씨의 토지를 압류했고, 이후 2011년 이 토지를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압류재산을 강제로 처분하는 공매를 의뢰했다.
그런데, 한국자산관리공사는 ‘A씨 소유토지에 선순위를 가진 채권금액이 커 공매를 하더라도 체납된 국세를 회수할 수 없다.’라고 B세무서장에게 통보했다.
B세무서장은 공매 실익이 없음을 통보 받자 공매를 중단하고 16년간 방치했다.
토지가 압류된 A씨는 체납 소멸시효가 중단된 채 16년을 지내게 됐고, 압류로 인해 토지를 매각해 체납을 해결할 수도 없는 상태로 장기간 지낸 것은 억울하다면서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을 신청했다.
<세법>상 고지한 납부기간이 지난 때부터 통상 5년이 경과하면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고 체납자의 국세 납부의무는 소멸된다. 다만 압류된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소멸시효가 중단된다.
이 고충민원사건을 조사·심리한 국민권익위원회는 B세무서장이 압류된 A씨의 토지에 대해 공매 중단 후 재공매 등 강제징수 절차를 다시 진행하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B세무서장은 2011년경 A씨의 토지를 공매하더라도 체납세액을 충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음에도 16년간 압류를 해제하는 등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점도 확인됐다.
A씨의 체납은 이미 16년 이상 지난 장기 체납임에도 B세무서장이 A씨의 토지를 압류해 국세징수권에 대한 소멸시효 진행이 중단돼 있는 상태였다. 이로 인해 A씨는 16년 이상 채무를 진 상태로 경제적 재기를 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B세무서장이 공매실익이 없음을 통보받은 2011년 10월로 압류를 소급해 해제하고 체납세액의 소멸시효를 완성하도록 B세무서장에게 시정권고했다.
한국법률일보의 추가 취재 결과, B세무서장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시정권고를 받아들여 A씨의 국세체납액에 대한 소멸조치를 이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권익위원회 안준호 고충처리국장은 “과세관청이 압류재산을 장기간 방치하면 납세자의 신용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국민권익위는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방해하는 규제를 해소해 국민이 억울하게 권익을 침해당하지 않도록 고충민원 해결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