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정부가 소상공인 손실보상금을 산정하면서 개업시점만을 기준으로 기계적으로 비정상적인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적용한 것은, 소상공인의 손실을 피해규모에 따라 맞춤형으로 보상한다는 정책취지에 부합하지 않아 부당하다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소상공인이 청구한 행정심판사건에서 중소벤처기업부의 최저액 손실보상금 결정을 취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1년 10월과 2022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인해 지난해 3·4분기에 입은 소상공인의 손실을 피해규모에 따라 맞춤형으로 보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손실보상금 산정 기초인 영업이익률은 2019년 과세자료로 적용하되 개업시점에 따라 2019년 자료가 부적합한 경우 예외적으로 2020년 과세자료나 업종․시설별 평균값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손실보상금=일평균손실액×방역조치이행일수×보정률
일평균손실액 = 2019년 대비 2021년 동월의 일평균매출감소액×(2019년영업이익률+2019년매출액 대비 인건비․임차료비중)
A씨는 2019년 4월 공공스포츠시설에서 커피전문점을 개업한 후 같은 해 7월부터 12월까지 약 1억3천만 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는 데, 2021년에는 같은 기간 매출이 약 3,400만 원 밖에 안됐다. 이에 A씨는 중소벤처기업부에 손실보상금을 신청했다.
그런데 중소벤처기업부는 “A씨가 2019년 4월에 커피전문점을 개업했기 때문에 2020년 과세자료를 적용해야 하고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109%이므로 손실보상금 최저액 지급대상에 해당한다.”면서, A씨에 대한 손실보상금을 2021년 3분기 10만 원, 4분기 50만 원의 최저액으로 결정했다.
이에 A씨는 “정부는 커피전문점이 공공스포츠시설 안에 있다는 이유로 2020년 2월부터 2021년 3월까지 강제로 영업을 중단시켰고 그로 인해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이 나온 것”이라면서, 손실보상금을 적정하게 재산정해 달라는 행정심판을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청구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A씨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의 2020년 7월부터 12월까지 매출은 약 970만 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 매출의 7.4%에 불과해 2020년 과세자료가 매우 비정상적이고 부적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벤처기업부는 2019년 4월에 개업했다는 이유만으로 2020년 과세자료를 적용했는데, 이는 ‘소상공인의 손실을 피해규모에 따라 맞춤형으로 보상한다’라는 손실보상 정책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중소벤처기업부가 A씨의 손실보상금을 최저액으로 결정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민성심 국민권익위원회 행정심판국장은 “앞으로도 중앙행심위는 관계 법령의 취지와 사실관계 등 제반 자료를 꼼꼼하게 검토해 이와 같은 억울한 사례가 없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