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국가인권위원회가 2021년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코로나19 감염으로 수용자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법무부장관에게 서울동부구치소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을 할 것을 권고했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송두환)는 천주교인권위원회가 제기한 2021년 1월 서울동부구치소 코로나19 사망 진정 사건에 대한 결정에서 법무부장관에게 '▶ 서울동부구치소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 ▶ 코로나19 확진 수용자에 대한 의료와 관리시스템 개선, ▶ 고위험군에 속하는 확진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침 개정, ▶ 본 사례를 각 교정시설에 전파해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권고했다고 19일 밝혔다.[국가인권위원회 21진정0037702·21진정0501700(병합)]
국가인권위는 동부구치소장에게는 “응급상황과 코로나19 확진자 대응에 차질이 없도록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하고 관련 업무 절차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국가인권위에 따르면, 서울동부구치소에 수용됐던 A씨는 당뇨와 협심증 등 고령의 기저질환자로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증으로 사망에 이를 개연성이 높아 특별한 보호를 필요로 했다. 그러나 서울동부구치소는 A씨가 코로나19 확진 이후 호흡곤란이 발생한 상황에서도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는 등 의료조치를 소홀히 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으며, A씨가 확진된 직후 그 사실을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천주교인권위원회는 2021년 1월 “서울동부구치소의 이러한 일련의 행위로 인해 A씨의 건강권과 생명권, 진정인의 알 권리가 침해됐다.”고 주장하면서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같은 해 7월 서울동부구치소 사 사건의 유족도 △ 고인의 감염 경위와 의료 조치 조사 △ 적절한 응급조치 여부 등 고인의 사망 경위 조사 △ 적절한 배상과 재발방지 대책 수립 권고 등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고, 두 사건은 병합됐다.
이 사건 피진정인인 서울동부구치소장은 “매월 야간 응급출동 훈련을 하는 등 근무자의 응급상황 대처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피해자의 코로나19 확진 이후 진료와 약 처방 등의 의료 조치를 했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호흡곤란은 환자가 직접 호소하지 않으면 근무자가 인지하기 어려우므로 비상벨과 인터폰을 이용할 수 있도록 대비했다.”면서, “사건 당일에도 피해자가 비상벨을 눌러 인터폰으로 호흡곤란을 호소해 ‘코로나19 감염증 관련 의료 처우 계획’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수용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실시해 확진된 수용자 중 희망자에 대해서만 가족에게 문자메시지로 통보했는데 피해자가 가족에게 통보를 희망하지 않아서 별도 통보가 없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국가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위원장 박찬운, 위원 석원정·윤석희)는 “피해자가 고령의 만성 기저질환자로서 고위험군에 해당하므로 증상이 발현되거나 악화되는 경우 이를 확인해 시·도 환자관리반에 보고하고 연계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등 더욱 신속하고 적극적인 의료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피해자가 2021년 1월 7일 오전 5시55분경 호흡곤란을 호소했는데 오전 6시 10분에야 응급조치 직원들이 수용동에 도착했고, 오전 6시 24분에 119 신고가 이루어진 점을 고려할 때 서울동부구치소가 응급상황에서 요구되는 환자 보호조치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응급상황에 대한 적절한 의료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형집행법 제30조와 제36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수용자에 대한 적절한 관리 및 치료를 해야 할 직무상의 주의의무 를 위반하고 헌법 제10조 후단에서 규정한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를 위반해 피해자의 건강권 및 생명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가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피해자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제1급 감염병에 확진된 상황이었고, 고령의 기저질환자로 중증에 준해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도 피해자 가족에게 확진 사실을 즉시 통보하지 않은 것은 피해자 가족에 대한 알 권리 침해”라고 판단하면서, “향후 서울동부구치소 등 교정시설에서 수용자의 건강권과 생명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법무부장관과 동부구치소장에게 관련 제도를 개선할 것 등을 권고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대해 이 사건 진정인인 천주교인권위원회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사단법인 두루는 '서울동부구치소 코로나19 사망 사건에 대한 국가인권위 권고를 환영한다.'는 공동논평을 내고, "이번 권고가 코로나19 관련 교정시설의 제도와 관행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공동논평을 통해 "교정시설을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하고 형집행정지 결정을 받은 사람까지 석방하지 않고 계속 수용한 법무부의 당시 대책이 사망 사건의 중요한 원인임을 지적한다."면서, "일반적인 생활치료센터와 달리 교정시설은 휴대전화의 소지가 금지되어 있어 수용자가 자신의 증상을 외부에 호소하기 어렵다. 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시 접견과 전화통화가 중단되는 등 외부교통권이 제한되기도 한다. 의료과 직원 외 교도관은 수용 관리에는 익숙하나 의료 처우에는 미숙할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도 사망 전날 호흡곤란을 호소했음에도 외부 병원으로 이송되지 않았다. 교정시설 용도로 건축된 교정시설에 생활치료센터라는 간판을 붙인다고 해서 생활치료센터의 기능까지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들 단체는 "헌법재판소는 “구금시설에 수용되어 국가의 보호, 감독하에 있는 수용자(수형자 및 미결수용자)에 대한 국가의 의료 보호의 필요성은 일반 국민에 비하여 더 크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헌법재판소 2003헌마31,2004헌마695(병합) 결정)."면서, "법무부는 국가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여 사망 사건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유사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한국법률일보] 국가인권위원회가 2021년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코로나19 감염으로 수용자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법무부장관에게 서울동부구치소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을 할 것을 권고했다.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송두환)는 천주교인권위원회가 제기한 2021년 1월 서울동부구치소 코로나19 사망 진정 사건에 대한 결정에서 법무부장관에게 '▶ 서울동부구치소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 ▶ 코로나19 확진 수용자에 대한 의료와 관리시스템 개선, ▶ 고위험군에 속하는 확진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침 개정, ▶ 본 사례를 각 교정시설에 전파해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권고했다고 19일 밝혔다.[국가인권위원회 21진정0037702·21진정0501700(병합)]국가인권위는 동부구치소장에게는 “응급상황과 코로나19 확진자 대응에 차질이 없도록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하고 관련 업무 절차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국가인권위에 따르면, 서울동부구치소에 수용됐던 A씨는 당뇨와 협심증 등 고령의 기저질환자로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증으로 사망에 이를 개연성이 높아 특별한 보호를 필요로 했다. 그러나 서울동부구치소는 A씨가 코로나19 확진 이후 호흡곤란이 발생한 상황에서도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는 등 의료조치를 소홀히 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으며, A씨가 확진된 직후 그 사실을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이에 천주교인권위원회는 2021년 1월 “서울동부구치소의 이러한 일련의 행위로 인해 A씨의 건강권과 생명권, 진정인의 알 권리가 침해됐다.”고 주장하면서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같은 해 7월 서울동부구치소 사 사건의 유족도 △ 고인의 감염 경위와 의료 조치 조사 △ 적절한 응급조치 여부 등 고인의 사망 경위 조사 △ 적절한 배상과 재발방지 대책 수립 권고 등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고, 두 사건은 병합됐다.이 사건 피진정인인 서울동부구치소장은 “매월 야간 응급출동 훈련을 하는 등 근무자의 응급상황 대처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피해자의 코로나19 확진 이후 진료와 약 처방 등의 의료 조치를 했다.”고 답변했다.아울러 “호흡곤란은 환자가 직접 호소하지 않으면 근무자가 인지하기 어려우므로 비상벨과 인터폰을 이용할 수 있도록 대비했다.”면서, “사건 당일에도 피해자가 비상벨을 눌러 인터폰으로 호흡곤란을 호소해 ‘코로나19 감염증 관련 의료 처우 계획’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주장했다.또한 “수용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실시해 확진된 수용자 중 희망자에 대해서만 가족에게 문자메시지로 통보했는데 피해자가 가족에게 통보를 희망하지 않아서 별도 통보가 없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이 사건을 심리한 국가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위원장 박찬운, 위원 석원정·윤석희)는 “피해자가 고령의 만성 기저질환자로서 고위험군에 해당하므로 증상이 발현되거나 악화되는 경우 이를 확인해 시·도 환자관리반에 보고하고 연계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등 더욱 신속하고 적극적인 의료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또한 “피해자가 2021년 1월 7일 오전 5시55분경 호흡곤란을 호소했는데 오전 6시 10분에야 응급조치 직원들이 수용동에 도착했고, 오전 6시 24분에 119 신고가 이루어진 점을 고려할 때 서울동부구치소가 응급상황에서 요구되는 환자 보호조치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응급상황에 대한 적절한 의료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형집행법 제30조와 제36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수용자에 대한 적절한 관리 및 치료를 해야 할 직무상의 주의의무 를 위반하고 헌법 제10조 후단에서 규정한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를 위반해 피해자의 건강권 및 생명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국가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피해자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제1급 감염병에 확진된 상황이었고, 고령의 기저질환자로 중증에 준해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도 피해자 가족에게 확진 사실을 즉시 통보하지 않은 것은 피해자 가족에 대한 알 권리 침해”라고 판단하면서, “향후 서울동부구치소 등 교정시설에서 수용자의 건강권과 생명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법무부장관과 동부구치소장에게 관련 제도를 개선할 것 등을 권고한다.”고 결정했다.이에 대해 이 사건 진정인인 천주교인권위원회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사단법인 두루는 '서울동부구치소 코로나19 사망 사건에 대한 국가인권위 권고를 환영한다.'는 공동논평을 내고, "이번 권고가 코로나19 관련 교정시설의 제도와 관행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이들 단체는 공동논평을 통해 "교정시설을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하고 형집행정지 결정을 받은 사람까지 석방하지 않고 계속 수용한 법무부의 당시 대책이 사망 사건의 중요한 원인임을 지적한다."면서, "일반적인 생활치료센터와 달리 교정시설은 휴대전화의 소지가 금지되어 있어 수용자가 자신의 증상을 외부에 호소하기 어렵다. 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시 접견과 전화통화가 중단되는 등 외부교통권이 제한되기도 한다. 의료과 직원 외 교도관은 수용 관리에는 익숙하나 의료 처우에는 미숙할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도 사망 전날 호흡곤란을 호소했음에도 외부 병원으로 이송되지 않았다. 교정시설 용도로 건축된 교정시설에 생활치료센터라는 간판을 붙인다고 해서 생활치료센터의 기능까지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짚었다.이들 단체는 "헌법재판소는 “구금시설에 수용되어 국가의 보호, 감독하에 있는 수용자(수형자 및 미결수용자)에 대한 국가의 의료 보호의 필요성은 일반 국민에 비하여 더 크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헌법재판소 2003헌마31,2004헌마695(병합) 결정)."면서, "법무부는 국가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여 사망 사건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유사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