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산업은행장 등 윤석열 정부의 차기 금융인사 내정자들에 대해 반대하면서 “이해상충 없이 금융의 공공성과 전문성, 개혁에 적합한 인재들로 기용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17일 ‘윤석열 정부 차기 금융인사에 대한 입장’이라는 성명을 내고 “검사 출신들과 구태 관치금융인으로 또 내정하려는 것은 공익성, 이해상충, 전문성, 공정성에 하자가 크다.”고 주장했다.
현재 윤석열 정부 신임 금융인사 내정자로는 금융위원장에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산업은행장에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 금융감독원장에는 검찰 출신인 정연수·박은석·조두영·박순철 등이 거론되고 있다.
경실련은 먼저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금융산업의 선진화와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고 건전한 신용질서와 공정한 금융거래 관행을 확립하며 예금자와 투자자 등 금융소비자를 보호해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면서, “이에 따라 금융회사들과의 이해상충 없이 금융정책을 공정하게 수행하며 최근 핀테크 등으로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대한 식견이 있는 인사가 내정돼야 한다. 그러나 김주현 내정자는 과거 론스타 사태나 산업은행 민영화 추진의 사례가 말해주듯이 공익성·전문성에 있어 매우 부적격한 인사”라고 지적했다.
김주현 내정자는 이른바 론스타 3인방(한덕수·추경호·이창용)과 마찬가지로 2003년 미국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인수를 이끈 핵심인사 중 한 명이고, 산업은행의 민영화를 위해 2008년경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투자은행(IB)으로 키우려고 추진했다가 결국 실패했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김 내정자는 2016년부터 우리금융 경영연구소를 거쳐 현재까지 여신금융협회장으로서 활동하면서 오랜 기간 금융정책이나 공익과는 거리가 꽤 멀고 민간회사의 사익추구에 보다 적합한 인사”라면서, “정부 금융정책의 공익성을 기대하기 매우 어렵고 그 전문성에도 상당히 역행하는 인사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황영기 산업은행장 내정자와 관련해서는 “공익성·전문성과는 정 반대편에 있고 특정 기업들과의 이해상충 우려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황 내정자는 ▲ 삼성 재직 당시 부실 계열사 부당 지원(1997~1998년), ▲ 이재용 등 총수 일가 주식 저가인수 배임 등 가담 혐의로 금감원 중징계와 기관경고 처분(1999년), ▲ 총수 일가 차명계좌 운용과 비자금 관리(2001~2007년), ▲ 우리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겨 총수일가의 차명계좌 개설에까지 가담했다가 결국 삼성특검에 의해 적발돼 금감원에서 경고 처분을 또 받기도 했다.
우리은행장 재직 당시에도 고위험 파생상품에 투자하면서 내부통제기준 위반과 리스크 관리 부실 등으로 인해 1조6천억 원 상당의 대규모 투자손실을 내고 금융위로부터 제재를 받는 등 금융사고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이후 KB금융지주로 이적하면서 경쟁사인 우리은행의 영업기밀을 누설해 금감원의 제재 처분을 다시 받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경실련은 “황영기 내정자의 공공성은 평가할만한 가치도 없고, 정책금융의 IB 전문성에서도 실패만 검증된 부적격 인사가 아닐 수 없다.”면서 “때문에 산업은행장이 되면 산업은행이 갖는 본연의 공적인 정책금융로서의 역할이 아닌, 재벌의 사금고와 관치금융기관으로 이해상충만 일삼는 게 아닌지 걱정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 금융감독원장에 대해서는 “최근 하마평에 오르는 인사들로 금융의 전문성이 전혀 없는 검사 출신들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윤 대통령이 금융을 전혀 모르는 검찰 출신을 금융감독 업무에 포진시키려는 것은 이번 정부 들어 금융감독을 관치화시키려는 속셈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정연수 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 박은석 전 창원지검 차장검사, 조두영 전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외에도 박순철 전 서울남부지검 검사장 등이 현재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들은 전문성은커녕 최측근 금융범죄사건과도 정권과의 이해관계를 함께하고 있어서 독립성과 공정성에 있어서도 매우 심각한 사태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감독 업무를 이행함으로써 금융시장의 건전성과 공정한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독립성과 전문성이 바탕이 돼야 하므로 역대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는 인사들이 발탁돼 왔다.
경실련은 끝으로 “구태 관치금융인들 김주현·황영기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인사에 반대한다. 특히 금융감독원장이 권력의 시녀가 되지 않도록 검찰 출신들에 대한 인사를 포기할 것을 윤 대통령에게 경고한다.”면서, “또 검찰 출신들로 장악하려 든다면 결국 국민에게 검찰공화국이란 비난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