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2020년 8월 기상관측 이래 최장기간 장마로 홍수 피해를 입은 경남 합천군 등 17개 시·군 주민 7천733명이 정부로부터 총 1천483억5천700만 원의 배상금을 받게 됐다.
환경부 소속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위원장 신진수)는 2020년 8월 홍수로 피해를 본 주민들과 정부·지자체 및 한국수자원공사 간 분쟁 조정 절차가 최근 마무리됐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분쟁조정은 지난해 7월 경남 합천군을 시작으로 17개 시·군 주민들이 정부·지자체와 한국수자원공사(피신청인 측)를 상대로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피해 주민 8천430명이 총 3천763억5천600만 원의 배상금 지급을 신청했고,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시군별 평균 약 5.7개월의 심리기간을 거쳐 7천733명에게 총 1천483억5천700만 원을 지급할 것을 조정결정 했다.
조정 절차는 지난 16일 섬진강 8개 시·군 사건 조정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기간(14일)의 만료되면서 모두 종료됐다.
이에 대해 일부 주민을 제외하고 양측이 동의해 수해 배상책임을 둘러싼 갈등은 해소 국면으로 들어가게 됐다.
이번 분쟁은 2020년 8월 최장기간 장마로 중·남부 지역에 큰 홍수 피해가 발생했고, 정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및 지자체의 댐·하천 관리 부실 여부와 배상책임 문제에 대해 피해주민과 피신청인 측 사이에 첨예한 의견대립 이어져 왔다.
그러나 분쟁이 법정 다툼으로 진행되면 해결에 장기간이 소요되고, 수해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피해 주민들의 일상 회복이 늦어질 우려가 제기되면서 환경분쟁조정제도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하천수위 변화로 인한 피해도 분쟁조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환경분쟁조정법>을 개정(2021년 4월 1일 시행)했다. 이번 사건은 개정 법률에 따라 심리한 첫 조정 사례다.
특히 이번 사건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하천수위 변화로 인한 분쟁을 다룬 첫 사례일 뿐만 아니라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역사상 총액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의 분쟁조정이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해 8월 3일 발표한 환경부·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 원인조사 결과 피신청인측의 댐·하천 관리 미흡이 드러났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난까지 겹쳐 생활고를 겪고 있는 주민들이 신속하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조속한 피해구제가 필요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역대급 장마라는 천재지변으로 불가피하게 피해가 발생한 부분을 반영해 피신청인 측의 부담비율을 산정했다. 그동안 수해 관련 판례와 피해지구별 피해 원인, 유역별 강우빈도 등을 고려해, 섬진강댐 48%, 용담댐 64%, 대청댐 51%, 합천댐 72%, 남강댐 64% 등 댐별로 차등 산정됐다.
아울러 홍수 시 침수피해가 처음부터 예견되는 하천구역 또는 홍수관리구역에서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당사자 간 합의 가능성이 없다고 보아 해당 주민은 조정 대상에서 제외(조정종결)했다.
이번에 결정된 조정금은 정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및 관련 광역·기초 지자체가 분담해 지급하도록 했다.
당사자가 동의한 조정 결정은 <환경분쟁조정법>에 따라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이에 따라 7천671명 신청인에 대한 조정금액 지급절차가 조만간 완료될 예정이다.
그러나 애초 하천구역 또는 홍수관리구역 피해라는 이유 등으로 조정 종결된 신청인 697명, 조정결정에 불복해 이의를 신청한 신청인 62명은 권리를 주장하고자 할 경우 소송 등 별도의 조치가 필요하다.
조정종결 신청인은 ▶ 합천 20명, ▶ 진주 56명, ▶ 사천 71명, ▶ 하동 97명, ▶ 광양 40명, ▶ 구례 97명, ▶ 곡성 30명, ▶ 남원 17명, ▶ 임실 1명, ▶ 순창 32명, ▶ 무주 39명, ▶ 진안 10명, ▶ 금산 35명, ▶ 옥천 69명, ▶ 영동 73명, ▶ 청주 10명 등 총 697명이다.
조정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조정결정에 이의신청을 제기한 신청인은 합천 2명, 무주 23명, 진안 2명, 금산 21명, 영동 5명, 하동 2명, 구례 6명, 곡성 1명 등 총 62명이다.
신진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장은 “소송 절차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빠르게 사건을 마무리한 점, 유연한 심리 진행으로 당사자 간 합의를 유도하는 조정제도 특성을 활용해 피해주민들의 입증부담을 완화하고 충분한 피해구제를 유도한 점을 큰 성과로 생각한다.”면서 “조정 결과에 대해 모든 당사자가 다 만족할 수는 없겠으나 큰 고통을 겪은 주민분들이 상처를 딛고 조속히 일상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