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2. 23.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물류센터 반복된 노동자 사망사고 규탄 기자회견’에서 현장노동자인 민병조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은 쿠팡의 부실한 대응을 질타했다. |
[한국법률일보] 이달 11일 쿠팡 동탄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쓰러진 53세 여성노동자 노모씨가 뇌출혈로 사망했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쿠팡 물류센터에 고용돼 일하다 숨진 노동자가 늘어나면서 노사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쿠팡노동자의건강한노동과인권을위한대책위원회(쿠팡노동자대책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공공운수노조,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23일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물류센터 반복된 노동자 사망사고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 발언자로 나선 민병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지회장(동탄센터 현장노동자)은 “저희는 지난 11일 업무가 미숙한 동료들에게 늘 웃음과 친절로 다가서며 동료의 문제를 돌봐주고 또 그들의 고민을 안타까워해 주시던 친구이자 언니였던, 서포터로서의 업무에 늘 솔선수범하시던 동료 한 분을 떠나보냈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는 우리의 결의와 다짐은 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
2022. 2. 23.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물류센터 반복된 노동자 사망사고 규탄 기자회견’에서 현장노동자인 민병조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은 쿠팡의 부실한 대응을 질타했다. |
이어 “이것은 쿠팡이 가지고 있는 위기에 대응하는 시스템에 (내재된) 문제가 또 한 분의 생명을 앗아갔다고 저희는 본다.”며 “늘 문제가 생기면 지적되듯이 현장에서 바로 긴급한 일에 대해 대응할 수 있게끔 매뉴얼이 짜여져야 되고 개인들에게 전화기 소지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쿠팡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긴급전화 하나 있다고, 그걸로 모든 것을 다 했다고 얘기하며 늘 발뺌하기에 바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긴급한 문제가 생겼을 때 저희 노동자들이 신고를 할 수 있는 어떤 체계도 안 돼 있다. 또한 부장 관리자들에게 늘 보고를 하고 관리자를 통해서 매니저에게 보고하고, 매니저는 또 안전보건팀에게 보고하고 이런 과정에서 시간이 10분 20분 흐르는 건 (순식간이다.)”라면서, “이런 시스템을 가지고서는 긴급한 상황에서 진짜 (1분1초를) 다투는 그런 상황에서는 어떠한 대처를 할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
2022. 2. 23.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물류센터 반복된 노동자 사망사고 규탄 기자회견’에서 현장노동자인 민병조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은 쿠팡의 부실한 대응을 질타했다. |
민 지회장은 “아울러 저희가 노동조건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쿠팡은 저희 동료들에게 주 33시간의 노동을 속달하고 또 서포트 업무가 아주 가벼운 업무라고 그렇게 밝히고 있다.”면서, “하지만 누구도 강요하지 않지만 본인이 자기 업무에 충실하기 위해서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들이 우리에게 암묵적으로 강요되고 있음을 저희는 잘 알고 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동료들은 다 알 거다.”라고 폭로했다.
이어 “쿠팡은 ‘아무도 이분에게 지시하지 않았다, 이분이 하는 일이 아니다’라며 늘 이런 식의 변명과 회피를 해왔다. 우리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에는 너무도 먼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쿠팡이 이런 짓들을 저지를 때 사회적인, 도의적인, 법적인 책임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업이 노동자들에게 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노동자는 그로 인해서 많은 피해를 당해도 이것에 대한 법적인, 제도적인 처벌조항이 너무나 미미하고 약하다.”고 비판했다.
|
2022. 2. 23.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등 노동단체들은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물류센터 반복된 노동자 사망사고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해 쿠팡의 부실한 대응을 질타했다. |
그러면서 “이런 잘못된 기업의 시스템으로 인해서 노동자의 중대한 문제가 생겼을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반드시 다뤄야 한다.”면서, “노동을 관리하는 (관할) 관청에서는 반드시 근로감독관을 파견해서 특별근로감독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달 11일 사망한 53세 여성노동자 故 노씨의 언니 노은숙씨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노씨는 “도대체 왜 동생이 죽어야 했나. 동생은 아침에 출근해서 근무를 하다 뇌출혈로 쓰러져 너무 힘들고 머리가 아프다고 119에 전화해달라 애걸복걸 했지만 누구도 전화해주지 않았다.”면서, “관리자가 세분이나 있었지만 그분들 누구도 전화하지 않았고 보건담당자가 와야 전화를 할 수 있다고 했다.”고 성토했다.
|
2022. 2. 23.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물류센터 반복된 노동자 사망사고 규탄 기자회견’에서 이달 11일 쿠팡 동탄물류센터에서 일다하 사망한 53세 여성노동자 故 노씨의 언니 노은숙씨가 쿠팡을 성토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
이어 “30분 가까이 방치를 해 동생은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다. 결국 동생은 산송장이 돼서야 병원에 실려갔는데 50여일을 죽을 힘을 다해 버티고 있었지만 회사는 누구도 찾아오지 않았다.”며 “(회사 측은) 가끔 한번씩 제게 생활비를 주겠다며 애걸복걸 하길래 그렇게 주고 싶으면 동생통장으로 주면 될 것을 왜 나에게 그러냐고 얘기했다. 결국 자기네들이 생활비라며 동생 월급통장에 돈을 넣고 할 일을 다했다는 듯이 떠들고 있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회사 측은 장례식장에 떼거지로 몰려와서 서로 웃고 장난하며 우리를 또 한번 죽였다. 그렇게 동생이 떠나고 아이는 엄마를 잃은 상태인데 회사는 어떤 대책도 얘기도 없다.”면서, “동생이 쓰러졌을 때 바로 119에 신고만 했어도 동생은 살 수 있었다. 동생이 왜 그렇게 죽어야만 했는지 저는 도대체 이해를 할 수가 없다.”고 개탄했다.
|
2022. 2. 23.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물류센터 반복된 노동자 사망사고 규탄 기자회견’에서 이달 11일 쿠팡 동탄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사망한 53세 여성노동자 故 노씨의 언니 노은숙씨가 쿠팡을 성토하고 있다. |
노씨는 “다음엔 또 누가 죽어야 하는지, 누가 죽어도 이상할 거 없다는 동료들의 이야기에 가슴이 아프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죽어나가는 동료들을 보면서 직장에서 일을 해야 하는지 두려움에 떨고 있는 동료들이 제발 막아달라고 제게 부탁을 한다.”며 “쿠팡은 억지쓰지 말고 가족들에게 진심어리게 사과하고 더 이상 사람이 죽지 않도록 동생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