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제적등본과 징용해제통지서, 참전증명서 상의 이름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부친의 참전유공자 등록을 거부당한 유족이 국민권익위원회의 고충민원과 행정심판을 통해 결국 부친의 6·25전쟁 참전사실을 인정받게 됐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아버지가 6·25전쟁에 참전했는데도 제적등본 상 이름과 징용해제통지서 및 6·25종군기장수여증(참전증명서)에 기재된 이름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참전유공자 등록을 거부한 국가보훈처의 처분을 취소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6·25전쟁 당시 군인이 아닌 노무자 신분으로 105노무사단에 소속돼 참전했고 1990년 사망했다. 이후 2016년, A씨의 자녀 B씨는 국가보훈처에 A씨의 6·25 참전유공자 등록을 신청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제적등본상의 이름과 징용해제통지서 및 6·25종군기장수여증의 이름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A씨의 참전사실을 인정하지 않았고, 국가보훈처는 이에 근거해 참전유공자 등록을 거부했다. 이에 B씨는 A씨의 참전사실을 확인해달라고 국민권익위원회에 2019년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참전유공자란 ‘6·25전쟁에 참전한 사실이 있다고 국방부장관이 인정한 사람’으로, 국가보훈처에서는 참전유공자 신청 접수 시 국방부에서 신청자의 참전사실 인정을 바탕으로 참전유공자로 등록한다.
이 고충민원 사건을 심리한 국민권익위원회가 전북 완주군에서 인우보증인의 진술을 직접 확보하는 등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적등본상 A씨와 징용해제통지서 및 6·25종군기장수여증상의 C씨는 동일인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봐 A씨의 6·25전쟁 참전사실을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해 의견표명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의견표명을 바탕으로 2020년 3월 B씨는 다시 국가보훈처에 A씨를 참전유공자로 등록해 줄 것을 신청했으나, 또다시 참전사실을 인정받지 못했다. 이에 B씨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 A씨의 제적등본과 족보, 징용해제통지서 및 6·25종군기장수여증에 작성된 이름과 생년월일, 부친의 이름 중 일부가 일치하는 점, ▶ A씨와 유족들이 징용해제통지서와 6·25종군기장수여증을 약 70년 이상 보관해온 사실, ▶ 인우보증인들이 모두 A씨와 C씨는 동일인이라고 진술하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A씨와 징용해제통지서 및 6·25종군기장수여증상의 C씨는 동일인이라고 추정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A씨의 참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민권익위원회 민성심 행정심판국장은 “6·25전쟁 당시 참전한 사실이 우리 위원회의 고충민원 조사와 행정심판을 통해 뒤늦게나마 확인돼 다행이다. 앞으로도 6·25전쟁에 참전해 나라를 위해 희생한 참전유공자를 찾아 예우와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