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김명훈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는 13일 상임위원회를 열고, 인사혁신처장에게 순직 인정 시 국가가 고용한 기간제 교원과 비공무원도 포함될 수 있도록 관련법과 제도 개선 권고 결정을 했으며, 국회의장에게는 세월호 참사로 사망한 기간제 교사의 순직 인정을 위해 ‘세월호특별법 개정안’ 심의 등 조속한 입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시, 침몰하고 있는 세월호에서 탈출하기 쉬운 5층에서 학생들이 있는 4층으로 내려가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고 구조하다 숨진 경기도 안산 단원고 2학년 3반 담임 김초원(당시 26세) 선생님과 2학년 7반 담임 이지혜(당시 31세) 선생님, 두 기간제 교사의 유족은 참사 1년여 만인 2015년 6월 순직을 신청했으나,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둔 현재까지 인사혁신처는 두 교사를 순직심사 대상에조차 포함시키지 않았고, 공무원연금공단 역시 순직인정 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에 두 교사의 유족과 4.16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계종노동위원회 등은 세월호 희생자 김초원?이지혜 선생님에 대한 순직 인정 요구 서명운동과 오체투지 시위 등을 벌이는 한편, 지난해 6월에는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순직 인정을 요구하는 소송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세월호 희생자 김초원ㆍ이지혜 선생님 순직인정 대책위원회와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는 지난달 30일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난 위기 상황에서 국가를 대신하여 교사로서 학생들의 생명을 구하고자 자신의 생명을 돌보지 않은 두 기간제 교사의 고귀한 행동을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이유로 외면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두 분 기간제 교사의 순직도 즉시 인정해야 한다”고 다시 촉구했다.
그러나 인사혁신처는 현행 직무상 재해보상제도는 비공무원인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으로, 공무원의 경우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데, 기간제 교원의 경우 공무원 신분이 아니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상 업무상 재해에 해당할 뿐 ‘공무원연금법’ 상 순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인권위는 다음과 같이 공무원연금법 제3조 제1항 제1호와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4호에 의하면, 기간제 교원 등이 공무수행 중 사망 시 ‘순직’으로 인정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
- 공무원연금법 제3조(정의) ①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공무원"이란 상시 공무에 종사하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가.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그 밖의 법률에 따른 공무원. 다만, 군인과 선거에 의하여 취임하는 공무원은 제외한다.
나.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직원
-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제2조(정규 공무원 외의 직원) 공무원연금법 제3조제1항제1호나목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직원"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4. 그 밖에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정규 공무원 외의 직원으로서 수행 업무의 계속성과 매월 정액의 보수 지급 여부 등을 고려하여 인사혁신처장이 인정하는 사람
인권위는 “순직은 본인과 유족에게 경제적 보상 이상의 존엄한 명예로서 가치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비공무원이 국가에 고용되어 공무수행 중 사망할 경우 산업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을 뿐, 순직 처리를 하지 않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인권위는 인사혁신처장에게 기간제 교사 등이 공무 수행 중 순직할 경우 ‘순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전향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국회의장에게 세월호 참사 당시 사망한 기간제 교원의 순직 인정을 위해 ‘세월호특별법’ 개정 논의 등 입법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