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경제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국민연금기금의 주주대표소송과 관련해 보건복지부와 기금운영본부가 “대표소송은 회사를 위한 주주권 행사의 하나”라는 입장을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18일 ‘국민연금기금 대표소송 관련 안내’라는 자료를 통해 “기금이 대표소송을 진행하려는 이유는 대표소송은 회사를 위한 주주권 행사의 일환으로 승소하면 손해배상액은 기금에 귀속되지 않고 해당 기업에 귀속된다.”면서, “기금은 기업 신뢰도와 가치 제고를 통해 장기적 주주가치에 반영돼 기금자산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증대를 위해 회사를 대신해 대표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기금이 대표소송을 제기하는 법적 근거로는 <상법 제403조 내지 제406조의 2>를 들었다.
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에 대한 책임을 추궁할 소를 제기해야 하는데도 제기하지 않을 때 회사를 위해 주주(모회사의 주주)가 제기하는 소송이다. 대표소송은 상법상 보장하는 소수주주권이다. 상법은 대표소송을 주주대표소송과 모회사의 주주가 자회사의 이사를 대상으로 제기하는 다중대표소송으로 구분된다.
1962년 상법에 도입된 주주 대표소송은 2018년 7월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시에 반영됐다.
현재 기존 주주 대표소송 이외에 2020년 12월 개정된 상법에 도입된 다중대표소송을 포함하기 위해 ‘대표소송’으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기금이 예정하는 대표소송 제기 대상은 기금의 보유 지분율 5% 이상 또는 보유 비중 1% 이상 투자기업 중 회사 이사의 주주가치에 중요한 피해를 일으키는 명확한 법령 또는 정관 위반행위다. 정관위반 행위는 업무상 배임 및 횡령,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공정거래법 위반, 입찰 담합 등이다.
보건복지부는 “이사의 위법행위로 인해 명확하게 큰 규모의 손해를 입은 회사가 손해회복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을 때 법령과 관련 지침의 범위에서 회사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회사를 대신해 시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금의 대표소송 제기 여부 결정의 주체에 대해서는 “현재의 지침은 기금운용본부(투자위원회)가 원칙적으로 결정하되 판단하기 곤란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에 결정을 요청하거나 수책위 재적 위원 3분의 1 이상이 회부를 요구할 때 수책위에서 결정한다.”고 밝혔다.
개정지침(안)에 따르면 소송관련 실무는 기금운용본부가 담당한다. 소송제기 결정은 기금운용본부의 검토 결과를 토대로 수책위가 결정한다. 지침개정 여부와 관계없이 필요하면 기금운용에 관한 최고 정책결정 주체인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에 결정 권한이 있다.
수책위가 결정하도록 지침을 개정하는 이유는 “자본시장법령상 기업지분을 보유하는 목적은 ▶ 단순투자, ▶ 일반투자, ▶ 경영 참여 3단계(2020년 2월,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54조 ⑤항)로 구분되며 개정지침(안)은 적시성 있고 일관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단순투자는 의결권 등 지분율과 무관하게 보장되는 권리행사, 일반투자는 경영권에 영향력 행사 목적은 없으나 적극적 유형의 주주 활동, 경영 참여는 경영권에 영향력 행사 등을 목적으로 주주제안 등을 말한다.
현행 기금운용체계에서 기금위는 주주권행사 관련 주요 정책과 경영참여 목적 주주 제안을 심의·의결하고, 수책위는 비공개 대화 대상기업 선정, 비경영참여 주주 제안 등(일반투자 목적 주주권행사)과 같이 구체적·개별적 사안 중심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기금위의 위임(수탁자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에 따라 기금운용본부의 사전검토를 거쳐 검토·결정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수책위는 기금위 산하 전문위원회이다. 기금위 구성 단체인 사용자와 근로자, 지역가입자 단체가 각각 복수로 추천한 전문가 후보군 중에서 금융·법률·회계 등 민간 전문가 9인을 위촉해 구성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수책위에 의한 소송의 남용 우려와 검증 절차에 대해 “대표소송은 수책위의 간사인 기금운용본부의 엄격한 사전 검토를 통해 소 제기 여부를 결정하고 먼저 해당 이사에 소 제기할 것을 회사에 비공개 통보, 30일 이상 회사의 후속 조치가 없을 때 기금운용본부가 실행하게 된다.”고 했다.
또 “기금자산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기업 중 이사의 법령‧정관 위반행위가 관련 판결 등에서 확정되고, 기업의 손해액이 구체적·객관적으로 증명이 가능하며 기금의 평판 훼손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고 승소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단돼야 실행하는 등 엄격한 사전 검토 절차를 거쳐 대표소송 제기 여부를 결정한다.”고 부연했다.
기금은 대표소송 제기 후에도 회사가 이사를 상대로 손해회복조치를 취할 때는 소의 취하, 화해 등 적절한 후속 조치를 통해 불필요한 소 진행을 적극적으로 방지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기금의 대표소송 관련 향후 계획에 대해 “추가적 의견수렴을 거쳐 국민연금 가입자(사용자·근로자·지역가입자) 단체가 추천한 대표성 있는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기금위에서 대표소송 제소 결정 주체에 관한 지침개정(안)에 대해 면밀한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후 기금의 대표소송 관련 대상기업 선정과 소송 제기 결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