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김명훈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는 일반초중등학교에 메르스 예방 특별교부금을 지급하면서 청소년이 대다수인 A학교에는 정규학교가 아닌 학력인정학교라는 이유로 지원을 하지 않은 것은 차별이라고 판단하고, 교육부장관에게 향후 메르스와 같은 재해가 발생할 경우 A학교에 대해서도 예방에 필요한 금전지원 등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했다고 3일 밝혔다.
학력인정학교는 정규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청소년, 배움의 기회를 놓친 성인 등에게 교육의 기회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학교형태의 평생교육시설 중 하나로 1986년 도입되었으며, 학력인정 학교를 졸업한 경우 고등학교졸업 이하 학력이 인정되는데, 2016년 기준으로 전국에 52개소가 있다.
A학교의 B교사는 교육부가 2015년 7월경 메르스 예방 특별교부금을 지급하면서 학력인정학교인 A학교에 대해서는 이를 교부하지 않는 차별을 하였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교육부는 A학교가 '초중등교육법' 상 학교가 아니라 '평생교육법' 상 학력인정학교여서 재정지원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으며, 한정된 재정 여건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방역용 마스크 및 체온계 구입비, 소독비용’을 시도교육감을 통해 특별교부금에서 지원한 것으로 차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결과 A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평균 연령이 약 17세로 만 18세 이하가 전체의 98.3%였으며, 15개 학급에서 526명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결국 일반학교 학생과 A학교 학생의 학교생활에 큰 차이가 없어 메르스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위원장 이경숙)는 교육 영역에서 아동․청소년의 건강에 대한 위험을 예방 하는 것은 보호가치가 대단히 크고, 특정 학교에 대한 국가의 지원 배제는 성장기 청소년에게 낙인과 배제의 부정적 심리 효과를 상당히 줄 수 있다고 보았다.
이에 비해 전국의 학력인정 학교는 전체 초․중․고교의 0.45%에 불과해 학력인정 학교를 제외함으로써 절약할 수 있는 재정의 정도는 미미한 바, 교육부장관이 A학교를 특별교부금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차별을 해소하는 방법이 반드시 특별교부금 형태의 금전을 지급하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므로, 향후 재해 발생 시 예방에 필요한 금전지원 등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