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는 납세의무가 없는 동명이인에게 20년간 재산세를 잘못 부과한 것은 ‘당연무효’에 해당하므로 재산세 환급금 지급 시효가 지났더라도 납부한 재산세 전액을 환급해 줄 것을 지방자치단체에 권고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1995년부터 지방자치단체가 부과한 토지 재산세를 성실히 납부해 왔는데, 2016년에 재산세 납부고지서를 받지 못해 문의해 본 결과, 토지 소유자가 A씨와 동명이인인 제3자인 것을 확인했다.
지방세법상 재산세는 매년 6월 1일을 기준으로 재산을 소유한 사람에게 부과되는 데, 법령상 잘못 부과된 지방세를 환급받을 수 있는 권리는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가 완성돼 소멸된다.
A씨는 관할 관청에 그동안 납부한 재산세를 환급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의 재산세 43만 원만을 환급하고 1995년부터 2011년까지 재산세 55만 원은 지방세환급금에 관한 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환급을 거부했다. 이에 A씨는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이 사건을 조사·심의한 국민권익위원회는 “A씨에게 민원 토지의 재산세를 부과한 것은 납세의무자가 아닌 자에게 조세를 부과한 것으로 ‘당연무효’에 해당하는 점, 지방자치단체의 과세처분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성실하게 납부한 A씨에게 오납(誤納)과 관련한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20년 이상 ‘당연무효’인 조세부과 처분을 한 지방자치단체가 오납금 환급과 관련해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할 소지가 큰 점” 등을 고려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에게 1995년부터 2015년까지 A씨에게 잘못 부과한 재산세를 환급해 줄 것을 시정권고 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4년간 지방세 분야 고충민원 169건을 해결하고 이를 통해 약 48.9억 원 상당의 지방세 부과·징수 처분을 바로잡았다. 이 중 재산세가 약 16.7억 원으로 34.4%에 달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안준호 국민권익위원회 고충처리국장은 위 재산세 관련 고충민원 해결사례와 관련해 “행정기관의 명백한 잘못으로 국민이 억울한 일을 당한 것이 확실하다면 행정기관 스스로 오류를 시정해야 하는 적극행정을 실현해야 한다.”면서, “국민권익위는 이와 같은 억울한 사정이 시정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