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손견정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국회의장에게, 영창제도의 폐지를 위해 국회에 발의된 ‘군인사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을 조속히 심사하고, 영창제도의 대체방안으로 논의 중인 군기교육은 그 기간을 군 복무기간에 산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했고, 국방부장관에게는 군기교육 제도의 내용과 명칭은 인권 친화적으로 제정·운영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영창제도는 1896년 1월 24일 제정·공포된 칙령 제11호 육군징벌령에 처음 등장한 이래, 부대 지휘관의 자의적 구금이라는 위헌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인권위는 2011년과 2013년, 2016년, 2017년 4차례에 걸쳐 군 영창 방문조사를 실시해 권고해왔고, 2017년 3월 15일 군 영창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군인사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발의돼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인권위는 “우리 헌법에서 영장주의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강제처분이기에 인적·물적 독립을 보장받는 법관의 구체적 판단을 거쳐 발부되는 영장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본질로 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군이라는 국가적 기능의 중요성과 일사불란한 지휘체계 확립의 필요성을 고려하더라도, 영창은 영장주의에 반해 병사들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5년간 전체 병사의 26.7%인 70,906명이 영창처분을 받았으며, 처분의 기준이 포괄적·추상적이고, 부대별 편차가 현격하게 나타나 지휘관의 주관적·감정적인 판단과 분위기에 따라 남용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영창의 위헌성을 완화할 목적으로 도입된 ‘인권담당 군법무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심판할 수 있도록 권한과 신분이 부여된 법관이 아닐뿐더러, 인권담당 군법무의 80%가 군검사, 징계장교 등을 겸직하고 있어 ‘역할의 충돌’이라는 보다 근원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또한 군판사가 아닌 인권담당 군법무관의 영창 적법성 심사나 군 내부의 행정적 판단에 의존하는 징계 항고제도는 UN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자유권규약)에도 위반된다.”고 비판했다.
인권위는 아울러 “해당 법률안(대안)은 군기교육 일수를 현역 복무기간에 산입하지 않고 있는데, 군기교육은 복무규율상의 처분으로 신분상 변동이 없는 한 그 복무기간을 산입하지 않는 것은 합리적 근거 없는 이중처벌에 해당한다. 이는 오히려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는 군 복무기간을 징벌로 인식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군기교육프로그램은 인권친화적으로 운용되어야 하고, 일명 ‘군기교육대’는 기존 영창제도를 폐지하는 취지에 맞게 교정교화에 중점을 둔 인권친화적인 명칭으로 고안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국회에 계류 중인 영창폐지 법안의 조속한 심사를 촉구하고, 군기교육 제도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5조 제1항에 따라 의견을 표명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