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김명훈 기자] 주택보증심사 관련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공공기금 79억 원을 편취한 건설회사 사주와 이를 알선하고 1억 6,500만원을 수수한 법무사 사무장 및 대출브로커 등 국가재정·금융비리사범 25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박기동(44세, 사법연수원 30기)]는 2016년 7월부터 2017년 3월까지 국고 편취 및 금융비리 사범을 집중 수사해 한국주택금융공사로부터 주택신용보증 등의 명목으로 79억 원에 달하는 국고를 편취한 건설회사 대표와 이에 가담한 브로커 등 20명을 적발해 그 중 2명을 구속기소하고 18명을 불구속 기소했으며, 국고로 지원되는 신용보증서 발급 대가로 4,8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신용보증기금 특화사업 영업본부장을 비롯해 대출브로커 4명 등 총 5명을 적발해 구속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아울러 검찰은 대출브로커 등이 취득한 범죄수익 11억 1,200만원에 대하여도 몰수·추징 보전청구 등을 통해 전액 환수 조치 중에 있다.

 서울북부지검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중소건설회사 사주인 A씨(55세)는 2011년 11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재건축조합장들과 공모해, 허위 수분양자(분양 받은 사람)들을 내세워 아파트 중도금 명목으로 79억원을 대출받으면서 한국주택금융공사로 하여금 신용보증을 하게 해 79억 원을 편취하고, 회사자금 7억 원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법무사사무장이자 대출브로커인 B씨(47세)는 대출 알선 대가로 A씨로부터 1억 6,500만원을 받았고, A씨의 공공기금 편취행위에 가담한 혐의로 역시 구속 기소됐으며, 이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건설회사 대표 C씨(65세)와 건설회사 전) 관리부장 D씨(49세), 건설회사 전) 회계담당 E씨(45세), 서울ㄱ재건축조합장 F씨(56세), 서울ㄴ지주공동위원회 위원장 G씨(61세)는 불구속 기소됐다.

 한편 H씨(45세) 등 13명은 A씨 등으로부터 수수료로 200만원 내지 1,900만원을 각각 받고 아파트 분양 명의를 대여함으로써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대한 사기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날 발표된 다른 사건에서는 신용보증서 발급 대가로 4,890만원의 뇌물을 받은 신용보증기금 특화사업 영업본부장인 I씨(53세),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신용보증서 발급 및 시중은행 대출 알선 대가로 축산업자 등으로부터 각각 합계 8억 1,500만원과 3억 3,900만원을 받은 대출브로커 J씨(54세)와 K씨(54세), 새마을금고 등에 대한 대출 알선 대가로 중소기업 사장 등으로부터 합계 5,300만원을 받은 L씨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상 알선수재 혐의로 모두 구속 기소됐고, 생명보험회사 등에 대한 대출 알선 대가로 축산업자로부터 합계 1,800만원을 받고, 4억 규모의 무등록 대부업을 영위한 M씨(39세)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상 알선수재와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역시 구속 기소됐다.

 서울북부지검의 이번 수사를 통해 한국주택금융공사를 비롯해 새마을금고, 제2금융권까지 금융기관 전체에 만연된 고질적 금융비리가 적발됐고, 그 과정에서 ‘대출차주-브로커-금융기관 간부’로 이어지는 비리 구조의 전모가 확인됐다.

 서울북부지검 관계자는 “검찰의 이번 수사가 허위 수분양자를 내세워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위한 주택보증기금을 편취한 후, 그 피해를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부담하게 하고도 자금조달의 편법 정도로만 인식하는 건설업계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라면서, “앞으로도 국민혈세로 조성된 공공기금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재정·금융 비리를 지속적으로 단속해 엄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