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손견정 기자] 올해 7월까지 발생한 국가손해배상금이 최근 5년간의 연평균 대비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에는 290건의 판결에 대한 손해배상액이 571억여원 지급됐는데, 올해는 7월까지 213건의 판결에 대해 6,361억여원을 지급해 약 11배 늘어났다. 최근 5년(2013~2017)간의 평균인 2,254억원과 비교해도 약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올해 6,361억원의 국가손해배상금 중 절반에 가까운 3,089억원은 지연이자로 원금에 육박하는 수준이며, 작년에도 3,490억원에 이르는 국가손해배상금 중 지연이자는 1,695억원에 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주광덕 의원(자유한국당, 경기 남양주시병)은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손해배상액(판결금) 지급 현황’을 분석해 23일 이와 같이 밝혔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국가손해배상금이 올해 유독 이렇게 급증한 원인은 구로 분배농지 등 국가배상소송에서 다액의 국가배상금 지급판결이 대부분 올해 선고되었기 때문이며, 구로 분배농지와 관련해 지급된 배상금이 약 5,478억원으로 총 지급배상금의 약 86%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구로 분배농지 관련 국가배상소송의 경우 지연손해금이 배상금 원금보다 더 많은 이유는, 이 사건의 불법행위 성립일이 20여년 전인 1999. 1. 1.로 그때부터 연 5%의 지연손해금이 장기간 누적됐고, 일부 사건(7건)의 경우 대법원 단계에서 소송이 장기간 계속돼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상 고율의 법정이율이 적용됐기 때문”이라면서, “이 사건들의 심리기간은 2013년 6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최장 약 4년 반 가량이고, 대법원 계속 중 발생한 지연손해금은 총 약 1,010억 원”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와 관련해 높은 법정이율로 인한 과다한 지연이자 발생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법정이율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로 분배농지사건은 1960년대 박정희 정권이 '구로수출산업공업단지(구로공단)'을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농민들이 경작하던 서울 구로구 구로동 일대 농지를 강제수용했던 사건으로, 구로 분배농지 관련 국가배상소송은 총 41건이 제기돼 24건은 국가 패소로 확정됐고, 17건은 재판이 계속 중이다.

손해배상청구소송 중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으로 배상금 대신 위자료를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수원비행장 인근 주민들이 비행장 운영에 따른 소음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주장하며 공군을 상대로 2011년 12월 21일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1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이 선고됐고, 항소심에서 화해권고(원고 일부승소)로 확정됐다.

법원은 ‘비행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인근거주 주민들의 수인한도(참을 수 있는 한도)를 초과한다.’는 취지로 주민들에게 월 30,000원부터 60,000원까지 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정부는 이처럼 늘어나는 손해배상금을 예산의 이·전용과 예비비 편성으로 충당해 해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예산운용의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가배상금 연도별 지급 결산 현황(단위: 백만원)

이와 관련해 주광덕 의원은 “법무부는 진행 중인 국가소송들을 잘 파악하고. 손해배상금을 예상해 적정수준의 예산확보를 해야 한다.”면서, “패소 선고가 되는 즉시 지급하거나 공탁해 추가지연이자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