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대법원장님, 대법관님, 그리고 법원 구성원 여러분!
저는 오늘 대법관이라는 크고 무거운 소임을 시작합니다. 마치 6년이라는 긴 마라톤을 앞에 두고 선 기분입니다. 여러 모로 부족한 제가 이 중책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앞서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분들의 격려와 가르침으로 법관의 업무를 수행해왔고, 대법관의 임무 또한 저 혼자의 힘으로 완수하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용기를 내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에게 늘 힘이 되어 주신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대법관의 소명이 본래 법관의 소명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법관이라면 누구나 맡겨진 일의 무게로 살며, 진실 되고 공평하게 최선을 다해 재판할 것임을 믿습니다. 따라서 저는 법관 한 사람 한 사람이 충실한 재판을 통해 도출한 결론을 최대한 존중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다만 저는 대법원의 구성원으로서, 헌법과 소송법이 법률심인 대법원에 부여한 역할 즉, 법률해석의 통일을 통하여 법치주의를 진전시키는 일에 보다 더 집중하겠습니다.
인사 청문 과정에서 저는 수많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질문지를 받아들고 가장 오래 생각한 질문은 ‘어떤 대법관이 되고자 하는 가’였습니다. 다양한 경험과 가치관을 전제로 최선의 해결책을 치열하게 토론하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겪는 어려움과 품은 소망을 법의 언어로 읽어내기 위하여 ‘법’에 대한 성찰과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고, 논증의 과정을 솔직하게 드러내어 판결하는 마음의 용기를 끝까지 간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바쁘신 가운데도 귀한 시간을 내어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도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묵묵히 업무에 전념하고 계신 법원 구성원 여러분께도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늘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8. 8. 2.
대법관 노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