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양승룡 기자] 법무부(장관 박상기)는 4월 2일부터 결혼이민자(혼인귀화자 포함) ‘자녀의 연령이 만7세가 되는 해의 3월말까지’ 1회 최장 4년 10개월의 범위 내에서 결혼이민자 부모의 국내체류를 허용하며, 결혼이민자 혼자 아이를 키우거나 3자녀 이상 결혼이민자 가정, 기타 이에 준하는 인도적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 연령에 관계없이 체류를 허용하기로 했다.

초·중등교육법 제13조 제1항에 따른 초등학교 취학 연령(만 7세가 되는 해의 3월 1일)을 기준으로 하고, 자녀 입학 적응기간 1개월을 추가 부여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7일 독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 기간 중 열렸던 한·베트남 정상회담에서, 응웬 쑤언 푹(Nguyen Xuan Phuc) 베트남 총리가 “한국인과 결혼 후 한국으로 이주한 베트남 여성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고 동화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관심을 갖고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한 데 대해, “결혼이주 베트남 여성뿐 아니라 그 자녀들의 권익보호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이들이 한국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직접 챙겨보겠다.”고 밝힌바 있다.

또 문 대통령은 지난 주 베트남 국빈 방문기간 중 3월 22일의 동포간담회에서는 “자녀교육 문제 등 한·베트남 가정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공감하며, 한·베트남 가정이 양국을 이어 주는 든든한 가교가 되고 이들의 2세들이 건강하고 긍정적인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한바 있다.

 그간 법무부는 손주가 만6세가 되기 전까지 결혼이민자 부모의 국내체류를 허용하여 왔으며, 결혼이민자 또는 배우자가 중증질환이 있거나 결혼이민자의 자녀가 장애가 있는 경우에만 체류를 허용해 왔다.

이에 결혼이민자가 자녀 양육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친정부모의 체류요건을 완화해 달라는 민원이 그간 국민신문고, 청와대 국민청원, 외국인종합안내센터 등을 통해 다수 접수돼 왔다.

지난해 9월 29일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 외국인종합안내센터(☎1345)를 방문했을 때 가진 상담사 간담회에서는 2007년부터 10년간 장기간 모범적으로 근속해 온 베트남 출신 트란티녹안(31세, 한국명: 이진주)씨는 친정부모의 체류요건을 완화해 결혼이민자의 육아의 어려움을 덜어 줄 것을 건의했다.

또 올해 1월 2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접수된 결혼이민자 부모의 장기체류를 희망하는 내용의 ‘결혼이민자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싶어요.’ 청원에는 10,575명이 동의하며 청원에 참여한 바도 있다.

법무부는 그동안 몇 달에 걸쳐 신중하게 내부 검토를 한 후, 지난 2월 26일 ‘외국인 인권보호 및 권익증진 협의회’를 개최해 “결혼이민자 육아지원을 위한 부모 등 가족 체류요건 완화 방안”을 안건으로도 상정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한 바, 대다수의 위원들은 결혼이민자의 육아 현실과 어린 아동의 정서적 안정을 고려해 친정부모의 체류요건을 다소 완화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법무부는 이러한 일선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개선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번 제도 시행 후 제도개선의 취지와 달리 결혼이민자 부모가 손주를 양육하기 않고 불법적으로 취업하는 사례를 최소화하기 위해 불법취업 등 법위반에 대해서는 종전에 비하여 더욱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며, 결혼이민자와 다른 장소에서 거주하면서 불법취업을 하는 등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출국조치할 방침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결혼이민자가 한국사회에 빨리 안정적으로 적응하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어린 자녀들이 외조부모 등의 보살핌 속에서 밝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하여 이번에 제도개선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양승룡 기자 lawfac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