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 인권위원장은 이날 시무식에서 “시민들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한 열망에 따라 군인권보호관 도입, 인권위의 헌법기구화가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됐지만, 진정한 인권위의 위상강화를 위해서는 내부의 성찰과 혁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인권위 제공) |
이 위원장은 2017년 인권위에 대해 “다양한 인권 현안에 적극적으로 임했으며,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GANHRI) 고령화실무그룹 의장국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했고, 국가기관 최초의 퀴어문화축제 참여, 혁신위원회 구성 등 소통과 협력, 혁신을 위한 의미있는 활동들을 펼쳐왔다.”고 평가했다.
이성호 위원장은 “새해는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이자 국가인권기구의 지위에 관한 ‘파리원칙 25주년’이 되는 인권발전의 역사에 있어 참으로 뜻깊은 해로, 인권위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분발해 뭔가 획기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야 할 때”라면서, 인권위가 사형제 폐지, 양심적 병역거부 등 주요 인권현안을 본격적으로 해결하고, 인권기본법과 인권교육지원법, 차별금지법 등 인권보장체제의 제도적 확립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내부 성원들이 초심으로 돌아가 인권전담기구 구성원으로서 인권감수성 향상에도 힘써 진정한 역량 강화와 조직 혁신 활동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 전문이다.
신 년 사
국가인권위원회 가족 여러분!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여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 하고, 계획한 모든 일들이 결실을 이루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난 2017년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그 어느 해보다도 역동적인 한 해였습니다.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과 구속, 조기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와 ‘사람’을 핵심 가치로 한 새 정부의 출범등 촛불을 든 시민들이 아니었다면 있을 수 없었던 굵직한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났습니다.
추운 겨울 광장에 모였던 시민들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한 열망에 따라 우리 위원회는 새로운 시대, 변화와 개혁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모두 아시는 바와 같이, 대통령 업무지시 7호를 통해 국가인권위원회의 역할 확대와 위상 강화 방향이 명시되었고, 위원회의 헌법기관화와 인권기본법 제정, 군인권보호관 설치 등을 포함한 국정과제가 제시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2월 7일, 5년 9개월 만에 가진 대통령 특별보고를 통해 새로운 인권보장체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우리 위원회의 구상에 대해 공감대도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우리 위원회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국민적 기대가 높아지고 대외적 위상도 한층 강화되었습니다.
이와 비례하여 작년 한 해 동안 우리 위원회는 폭증하는 진정사건과 다양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자 전 직원이 격무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수많은 상담과 진정사건을 처리했으며, 노키즈식당 아동차별 개선권고, 특수고용형태 근로자 노동권 보장 권고 등 다양한 인권 현안에 적극적으로 임하였고, GANHRI 고령화실무그룹 의장국으로서 성공적인 국제컨퍼런스 개최와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 설치 확정 등 국제적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였습니다.
또한 퀴어문화축제에 국가기관 중 최초로 참여하고, 제주인권회의를 공동 개최하였으며, 외부 인사 위주의 혁신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진정성 있는 소통과 협력, 혁신을 위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이렇게 많은 일들을 해내기 위해 묵묵히 제 자리에서 맡은 바 소임을 성실히 수행해 준 여러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위원회 가족 여러분!
그러나 위원회의 진정한 위상 강화는 외부의 도움이 아닌 우리 내부의 부단한 성찰과 혁신의 노력을 통해 이룰 수 있습니다. 특히 새해는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이자 파리원칙 채택 25주년을 맞이하는 인권발전의 역사에 있어 참으로 뜻깊은 해입니다. 우리 위원회로서도 지난 역사를 다시금 되돌아보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분발하여 뭔가 획기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야 할 때입니다.
이를 위해 여러분께 몇 가지 당부사항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우리 위원회가 이전에 다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는 핵심 인권 현안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책무는 현안에 대한 검토와 권고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 안정화까지 이뤄졌을 때 비로소 끝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선 사형제 폐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보다 본격적으로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보복 감정만을 총족시키고 정치적 악용의 우려마저 있는 사형제도의 폐지는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사생결단식 대결의 정치문화를 상생의 문화로 바꾸는 출발점이 될 것이고, 모든 사람의 인권과 생명이 존중받는 인권국가임을 나타내는 가장 강력한 징표가 될 것입니다. 공식적사형집행유예 선언, 사형대체형벌 도입, 자유권규약 제2선택의정서 비준 등 사형제 완전 폐지를 향한 단계적 방안들을 추진해나가면서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국제사회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양심적 병역거부자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우리 위원회가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개인적인 신념을 가진 젊은이들이 부질없이 감옥에 가지 않도록, 이들이 병역의 의무를 회피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넘어설 수 있도록,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 설계 등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새로운 인권보장체제를 제도적으로 확립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인권기본법이 하루 빨리 제정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야하며, 인권교육지원법과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노력 또한 중단 없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일부 단체 등의 반대로 어려움이 큰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성소수자를 포함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에 대한 안정적 보장과 체계적 교육이 이뤄질 때 비로소 우리의 소임을 다 했다고 할 것입니다. 아울러 향후 진행될 정치권의 논의와 관계없이 개헌을 통한 기본권 강화와 우리 위원회의 헌법기관화를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대응해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우리 위원회의 내부역량 강화와 조직의 혁신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내용들을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제가 전에도 늘 강조하였던 업무의 적시성과 실효성 강화를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단순히 업무와 관련한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인권전담기구 구성원으로서 인권감수성 향상에도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혁신위의 활동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져주시고, 향후 제시될 방안의 실천에도 적극 동참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직원 여러분!
2015년 8월 위원장에 취임하면서부터 조직의 안정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만,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아있고, 새해에 해야 할 일은 더욱 많은 것만 같습니다. 새해에는 조직회복에 따른 기구 및 인원 확대가 이루어지는 한편으로, 위원장 및 위원 다수의 교체가 예정되어 있어 자칫 어수선한 상황이 될까 염려됩니다. 또한 변화와 개혁은 수고와 고통 없이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개인적 이해관계를 내세우기보다 위원회 발전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하고 협력하며, 내부 구성원들 간에 서로 존중하고 화합하는 가운데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저 역시 그렇게 하겠습니다.
끝으로, 공로를 인정받아 오늘 우수공무원과 모범공무원, 그리고 위원장 업무유공 표창을 수상하게 된 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아무쪼록 우리 위원회의 획기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뤄내는 새해가 되도록 여러분 모두의 열정과 분발을 당부드리면서, 직원 여러분과 가족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다시 한 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8. 1. 2.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이성호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