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약혼녀에게 임신중절수술울 하도록 회유, 압박하고, 수술 후에는 일방적으로 약혼 파기 통지를 한 약혼남과 그의 어머니에대해 법원이 1,500만 원의 위자료를 약혼녀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L씨와 J씨는 입사 동기생으로 2014년부터 교제를 하던 중 올해 1월 아이를 임신하게 되었기에 이 사실을 양가 어른들에게 알리고 2월 결혼을 약속했다.
그런데 J씨의 어머니인 H씨는 3월부터 L씨에게 임신중절수술을 권유하였고 L씨가 이를 거부하자, 전화로 ‘아이를 지웠으면 좋겠고, 만일 고집하여 아이를 낳는다면 알아서 키우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며 임신중절을 강요하기도 했다.
올해 4월부터는 약혼자 J씨마저 임신중절수술을 권유하기 시작하자, 결국 L씨는 5월초에 임신중절수술을 받게 되었는데, 수술 후 J씨는 약혼녀와의 연락을 끊었고, 5월 말에는 일방적으로 약혼을 해제한다는 취지의 통보를 했다.
이에 L씨는 J씨와 H씨를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부산가정법원 가사5단독 박상현 판사(사법연수원 제32기)는 이 사건에서 “J씨는 민법 제804에서 정한 약혼해제 사유가 없음에도 부당하게 약혼을 해제하였고, H씨 또한 약혼 부당파기에 관여하였으며, 약혼 해제로 인하여 L씨가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J씨와 H씨는 공동하여 L씨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박판사는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는 “약혼에 이르게 된 경위와 과정, 약혼기간, 약혼 해제에 이르게 된 경위와 과정, J씨와 H씨가 약혼 해제에 관여한 정도, 약혼 해제과정에서 임신중절수술을 받는 등 L씨가 입은 정신적 고통의 정도, 기타 각 당사자의 나이와 직업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위자료의 액수는 1,5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최근 판결했다.
참고로 우리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약혼해제 사유와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804조(약혼해제의 사유) 당사자 한쪽에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상대방은 약혼을 해제할 수 있다.
1. 약혼 후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2. 약혼 후 성년후견개시나 한정후견개시의 심판을 받은 경우
3. 성병, 불치의 정신병, 그 밖의 불치의 병질(病疾)이 있는 경우
4. 약혼 후 다른 사람과 약혼이나 혼인을 한 경우
5. 약혼 후 다른 사람과 간음(姦淫)한 경우
6. 약혼 후 1년 이상 생사(生死)가 불명한 경우
7. 정당한 이유 없이 혼인을 거절하거나 그 시기를 늦추는 경우
8. 그 밖에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제806조(약혼해제와 손해배상청구권) ① 약혼을 해제한 때에는 당사자 일방은 과실있는 상대방에 대하여 이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② 전항의 경우에는 재산상 손해외에 정신상 고통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
③ 정신상 고통에 대한 배상청구권은 양도 또는 승계하지 못한다. 그러나 당사자간에 이미 그 배상에 관한 계약이 성립되거나 소를 제기한 후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부산가정법원 가사5단독 박상현 판사(사법연수원 제32기)는 이 사건에서 “J씨는 민법 제804에서 정한 약혼해제 사유가 없음에도 부당하게 약혼을 해제하였고, H씨 또한 약혼 부당파기에 관여하였으며, 약혼 해제로 인하여 L씨가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J씨와 H씨는 공동하여 L씨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