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신종철 기자] 최시원씨 애완견의 개 물림 사고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목줄에 묶여 있지 않은 애완견이 물건을 배달하러 현관에 들어선 배달원에게 달려들어 손가락을 물어 상해를 입힌 사건에서 법원은 견주에게 과실치상죄를 적용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집에서 독일산 애완견인 ‘미니핀’을 키우고 있었다. 그런데 2016년 7월 A씨의 애완견은 물건을 배달하러 현관으로 들어선 마트 배달원 B씨에게 달려들어 왼손 새끼손가락을 1회 물었다. 이로 인해 B씨는 5일간 치료가 필요한 피부 및 피하조직의 국소 감염의 상해를 입었다.
검찰은 “애완견이 낯선 사람을 보면 물거나 피해를 줄 위험이 있으므로, 애완견을 키우는 사람은 애완견이 낯선 사람에게 달려들지 못하도록 안전조치를 하는 등 위험을 사전에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며 기소했다.
A씨는 “자신의 애완견이 피해자를 문 사실이 없고, 가사 피해자를 물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상해를 입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정부지방법원 형사11단독 김성래 판사는 최근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김성래 판사는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까지 ‘피고인이 주문한 물품을 배달하기 위해 집을 방문했는데, 피고인이 문을 열어 줘 현관 안으로 들어가 짐을 내려놓는 순간 피고인의 개가 달려들어 피해자의 왼쪽 새끼손가락을 물었다. 이로 인해 새끼손가락에서 피가 나는 등 상처를 입었다’라는 취지로 당시의 상황을 비교적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당시 개는 목줄에 묶여 있지 않은 상태였고, 피고인은 개를 붙잡거나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것을 제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피해자가 허락을 받지 않고 현관 안으로 들어와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는 취지로 변소하나, 물건을 배달하러 온 피해자에게 피고인의 경고가 없음에도 개의 위험성을 미리 감지하고 현관 밖에 물건을 놓고 갈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반면, 피고인으로서는 현관문을 연 직후 개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피해자의 출입을 제지하는 등의 조치를 충분히 취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판사는 “피해자는 개에 물린 직후 병원을 찾아가 치료를 받았고, 같은 날 다시 피고인의 집을 방문해 치료비 등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기도 했던 점, 피해자의 상처부위 사진 및 피해자에 대한 상해진단서의 기재도 상해의 부위 및 정도 등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을 충분히 뒷받침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과실로 개가 피해자를 물어 상해를 입게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양형에 대해 김성래 판사는 “피해자가 입은 상해가 비교적 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인정된다”면서도 “그러나 피고인이 애완견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해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게 한 범행은 주의의무위반의 내용 및 정도 등에 비추어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은 점, 범행을 부인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 현재까지 피해자와 합의 내지 완전한 피해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의 양형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