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신종철 기자] 주민등록번호 유출로 인한 피해 예방을 위해 도입된 주민등록번호 변경제도가 가정폭력 피해자에게는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9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민등록번호 변경제도가 시행된 올해 5월 30일 이후 9월 15일까지 총 629건의 변경신청 중 82건이 처리돼 46건의 주민등록번호가 변경됐다.
특히 변경신청의 10%인 64건이 가정폭력 피해자와 관련된 사안으로 이 중 심의된 7건 모두 변경됐다.
참고로 작년 가정폭력을 이유로 검거된 인원은 5만 3511명이었으며, 이중 503명이 구속됐다. 또 올 6월 아동학대 신고 및 검거 수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8.3%, 23.8% 증가했다.
검사 출신 금태섭 의원은 “이처럼 심각한 가정폭력 문제를 방지하고자 주민등록변경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가정폭력 가해자는 법원에서 발급하는 ‘가족관계증명서’를 통해 피해자의 변경된 주민등록번호를 다시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는 올 1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가정폭력 피해자가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한 경우 가해자가 가족관계등록부 발급을 통해 변경된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없도록 가족관계등록제도를 개선해 줄 것’을 법원행정처에 요구했다.
금태섭 의원은 “하지만 법원행정처는 시스템 구현상 어려움과 예산 미확보를 이유로 제도 개선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며 “법원의 늦장 조치로 가정폭력 피해자는 여전히 2차 피해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 의원은 “행정안전부는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신청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보다 신속한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태섭 의원은 “특히 가정폭력 행위자가 가족관계등록부 발급을 통해 변경된 배우자, 자녀의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할 수 없도록 법원행정처는 조속히 관련 제도 개선과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촉구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신종철 기자 master@lawfac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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