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팩트 신종철 기자] 한국법조인협회(회장 김정욱 변호사)는 '법조윤리시험의 합격률 반토막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법무부에 법조윤리시험을 추가 시행해 불측의 피해를 입은 졸업예정자들을 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변호사들로 구성된 법조인단체다.
한법협은 먼저
“9월 20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응시해야 하는 ‘법조윤리시험’의 합격률이 발표됐다”며 “그런데 놀랍게도 응시생 2007명 중 1192명(59%)만이 합격하는 이른바 ‘합격률 반토막 사태’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법조윤리시험을 합격하지 못하면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할 수도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로 ‘변호사시험 합격률 사태’에 버금가는 중대한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2010년부터 실시된 법조윤리시험은 절대평가(70점 이상 합격) 시험으로 합격률은 평균 70% 이상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었으며, 최근 합격률은 2015년 96%, 2016년 98%에 이르기도 했다.
한법협은 “때문에 이번과 같은 법조윤리시험 대량 불합격 사태는 재학생들에게 ‘불측의 피해’라고 할 것이며, 나아가 올해처럼 갑작스러운 합격률 반토막 사태가 벌어진 이면에는 법무부의 인위적인 ‘변별력 조정’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법무부가 이번 시험에 대해 ‘법조계의 비리ㆍ변호사법 위반 사례가 증가하여 법조윤리에 대한 중요성이 한층 강조되었던 점을 감안, 이번 제8회 법조윤리 시험에서는 문제의 수준을 높이고 변별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라고 밝힌 공식 입장은 더욱 문제다”라고 비판했다.
한법협은 “이른바 법조비리의 시국은 예비법조인인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이 아니라, 법조계에 발들인지 수년이 지난 기성법조인들이 일으킨 범죄행위”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비법조인의 시험을 법조비리의 대응책으로 삼는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일이자 암기지식만 늘리면 행태가 변화할 것이라 여기는 구시대적 발상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또 “법조비리는 엄격한 처벌과 기성법조계의 뼈를 깎는 자정 노력, 법무부의 엄밀한 감시ㆍ감독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지, 예비법조인의 희생으로 얼버무릴 일이 아닌 것”이라며 “나아가 이로 인해 불측의 피해를 입은 예비법조인들에게 피해를 보전할 기회를 주는 것이 법조인양성제도의 주무부처인 법무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법조인협회는 그러면서 이번 법조윤리시험과 관련해, 법무부에 난이도 조절실패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한법협은 대책으로 “하반기 각 법학전문대학원의 졸업시험 이전에 3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법조윤리시험을 추가 시행해 불측의 피해를 입은 졸업예정자들을 구제해야 하고, 차년도(2018년) 법조윤리시험을 시행할 때에는 법조윤리시험의 난이도를 사전에 고지해 응시생들이 불측의 피해를 입지 않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법협은 “이미 법무부는 법학전문대학원 개혁과 운영 및 발전에 방관하는 태도를 보여 많은 문제를 야기한 바 있다. 2015년 12월에 사법시험 존치 등 법학전문대학원 제도 발전에 역행하는 조치를 발표한 후 아무 대책이나 시정 조치 없이 유기한 사실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이번 법조윤리시험 ‘합격률 반토막 사태’가 이러한 선례처럼 방치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신종철 기자 master@lawfac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