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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정부 저출산 관련 정책 추진시 ‘성평등 관점’ 고려해야”

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장관에게 의견표명, 한국 성평등수준 144개국중 116위 최하위군
[로팩트 손견정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행정안전부장관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정부가 저출산과 인구절벽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출산장려정책 추진 시 성평등적 관점을 고려하라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29() 밝혔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하는 성별격차지수(GGI)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성평등 수준은 144개국 중 116위로 최하위군에 속한다.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근거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정책을 매 5년마다 수립하는 등 출산 장려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보건복지부가 최근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저출산 대응의 컨트롤타워를 민간의 참여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하겠다고 발표했다.

인권위는 이에 대해 과거 행정자치부의 출산지도와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으려면, 위원 구성에서도 성별균형을 맞추는 등 저출산 관련 정책 추진 시 성평등 관점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개설되었던 대한미국출산지도 화면

전 정부의 행정자치부는 지난 해 12대한민국출산지도 (birth.korea.go.kr)’를 개설했다가 여성을 아이 낳는 도구로 보는 반인권적 발상이고 여성 비하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몇 시간 지나지 않아 폐쇄했다.

행정자치부가 개설했던 대한민국 출산지도 사이트에서는 지자체별로 가임기 여성 수를 표시하고, 지역별 순위까지 명시하는 등 내용과 접근방식에서 성인지적 관점이 고려되지 않았다.

또한 지난 224일에는 국책연구기관인 보건사회연구원의 원종욱 당시 인구영향평가센터장이 저출산 문제의 원인을 여성의 고스펙때문이라고 발표해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인권위는 지난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UPR) 보고서에서 저출산 문제를 개인이나 여성 탓으로 돌리는 한국사회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인권위는 우리나라 출산율이 저조한 이유는 임신·양육하는 여성을 차별하고 양육책임을 여성에게 전담시키는 등 안심하고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제반 사회적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전 정부의 행정자치부는 출산지도를 통해 지자체별 가임여성 수치 통계를 보여주고 지자체별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출산율을 올리고자 한 바 있으나, 출산율은 정부가 목표치를 정해 독려한다고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인권위는 저출산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여성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고 일자리 창출 정책 등에서 여성고용의 양과 질을 높일 수 있는 성평등적 정책으로 재편해야 할 것이라면서, 행정안전부장관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출산 관련 정책을 수립·시행하는 경우, 성평등에 미칠 영향을 분석·평가해 정책이 성평등에 위배되지 않고 성평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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