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외숙 제32대 법제처장 취임, ‘나라다운 나라’ 위한 적극적 법령해석과 정비 강조 한국법률일보

김외숙 제32대 법제처장 취임, ‘나라다운 나라’ 위한 적극적 법령해석과 정비 강조

역대 두 번째 ‘여성’ 법제처장

[로팩트 손견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9일 5명의 차관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법제처장에 임명한 김외숙(50세) 변호사가 12일 오전 11시 법제처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32대 법제처장으로 취임했다.

김외숙 법제처장은 1967년 8월 경북 포항에서 태어나 포항여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고, 1989년 제31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제21기로 수료한 후, 1992년부터 부산에서 주로 노동․인권 변호사로 활동해 오면서, 동아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비상임위원,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등을 역임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김외숙 법제처장의 인선배경에 대해 “여성, 아동 등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헌신해온 노동․인권 전문 변호사”라고 밝힌바 있다.

김외숙 법제처장은 참여정부의 김선욱 제26대 법제처장(2005.01.05.~2007.04.19.)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여성’ 법제처장이다.

김외숙 법제처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더 엄중해진 국민들의 법과 제도에 거는 기대와 요구에 법제처가 부응해 각오를 새롭게 할 때”라면서, “인권에 대한 감수성, 부당하고 불합리한 차별에 대한 민감성을 늘 유지하면서 국민의 입장에서 법령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법령의 정비, 개선 작업을 추진해 나간다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가는 역사의 물결에 법제처도 당당히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외숙 제32대 법제처장의 취임사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변호사로 일하며 매일같이 법제처의 홈페이지를 드나들었는데 이렇게 세종청사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법제전문가 여러분들을 직접 만나 뵙게 되어 대단히 반갑습니다.

오늘 저는 대한민국의 법제업무를 총괄하는 법제처의 처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부족하지만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우리나라 법제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과 열정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를 다집니다.

요즘 우리는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정신을 피부로 생생하게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일어난 많은 사건과 변화들을 보면서 너무도 중요한 역사의 한 시기를 살고 있다는 인식이 절로 들게 됩니다.

이런 시대적 변화를 겪으며 국민들이 법과 제도에 거는 기대와 요구는 더 엄중해졌고 대한민국의 법제를 총괄하고 있는 우리 법제처로서는 마땅히 이에 부응하여 각오를 새롭게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의 법령과 제도 자체가 불공정하고 비합리적이라면 국민들이 바라는 ‘나라다운 나라’는 애당초 실현되기 불가능한 일입니다.

제가 변호사를 막 시작한 때의 일입니다. 우연히 변호사회의 규정을 보게 되었습니다. 변호사의 자녀가 사망하면 변호사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는데 미혼의 딸이 사망한 경우와 출가한 딸이 사망한 경우의 위로금 액수가 서로 달랐습니다. 당시 민법상으로도 출가한 딸의 상속분이 다른 자녀들과 동등하게 개정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변호사회의 규정은 여전히 구습을 따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작은 규정이었지만 개정작업을 하면서 느꼈던 뿌듯함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최근 법제처가 독학사취득자들의 취업기회 제한과 관련하여 법규의 차별적 요소를 발견하고 시정한 사례도 아주 모범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최고의 전문성을 가지고 잘 해 오신 것처럼 앞으로도 인권에 대한 감수성, 부당하고 불합리한 차별에 대한 민감성을 늘 유지하면서 국민의 입장에서 법령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법령의 정비, 개선 작업을 추진해 나간다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가는 역사의 물결에 법제처도 당당히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다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 또한 여러분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언제나 여러분들의 의견과 고충을 듣기 위해 눈과 귀와 마음을 열어 두겠습니다. 오늘 시작된 이 만남이 오래도록 기억할 소중한 만남, 어느 시인이 말한 것처럼 서로의 땀과 눈물을 닦아주는 손수건 같은 만남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 6. 12.
법제처장 김외숙 배상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