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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팩트 김명훈 기자] 지난해 5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발생한 스크린도어 정비원 김모(사고당시 19세)군 사망사건을 수사해 온 검찰이 사고 발생 1주기 만에 관련 책임자들을 기소했다. 구의역사고 1주기를 맞아 한 시민이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김군을 추모하고 있다.
서울동부지방검찰청 형사6부(부장검사 성상헌)는 2016년 5월 28일 서울 지하철 구의역에서 발생한 스크린도어 정비원 사망 사건을 수사해, 2017. 5. 26.(금) 서울메트로 본사 전현직 임직원 6명, 서울메트로 구의역 직원 2명, 스크린도어 정비업체 대표 등 9명과 법인인 서울메트로와 스크린도어 정비업체 은성PSD(주)를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서울동부지검에 따르면, 먼저 구의역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2인 1조 작업의 미실시”였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고용노동부령) 중 궤도 보수에 관한 규정 및 2015년 8월 강남역 스크린도어 정비원 사망 사고 이후 서울메트로가 2015년 11월 수립 시행한 안전대책 등에 의하면, 선로측에서 수리 작업을 할 경우 2인 1조 작업이 필수다.
즉, 서울메트로 본사 임직원, 서울메트로 구의역 직원, 스크린도어 정비업체 임직원은 각각 정비원이 선로 측에 진입해 스크린도어를 수리할 경우 2인 1조 작업(1인 정비, 1인 열차진입 감시)이 필수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구의역 사고 피해자 김모군이 홀로 작업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원인이 있었다.
서울메트로 본사 임직원들은 2015년 8월 강남역에서 유사사고가 발생한 이후에도 2인1조 작업이 불가능한 인력부족 상황을 방치하면서,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도입한 ‘스크린도어 장애현황 수집시스템’ 설비를 활용하지 않았고, 현장점검 등을 통해 2인 1조 작업 실시 여부를 관리 감독 하지 않는 등 주의의무를 위반했다.
서울메트로는 이 사건 발생 이후 스크린도어 정비업무를 직영체제로 전환하고 정비업무 담당자를 150명에서 264명으로 대폭 증원했다.
서울메트로 구의역 직원들은 사고 전 서울메트로 본사 종합관제소로부터 스크린도어 장애발생 통보를 받고 역무실 내에서 장애발생 알람이 울렸음에도, 현장상황을 점검한 후 본사에 보고해 열차운행이 조절될 수 있도록 조치하지 않고, 스크린도어를 개방하고 선로측에서 수리작업을 하기 위해 역무실에 들어와 스크린도어 마스터키를 꺼내어 가는 피해자 김모군에게 2인 1조 작업 관리 감독을 위한 역사작업신청대장 등 서류작성을 요구하지 않는 등 정비원의 안전을 위해 자체 시행하고 있던 스크린도어 장애 발생 시 대응조치를 이행하지 않아, 주의의무를 위반했다.
스크린도어 정비업체 임직원들은 2인 1조 작업 실시가 불가능한 인력부족 상태를 방치하면서 1인 작업이 실시될 수밖에 없는 인원 구성으로 수리작업반을 계속 편성 운영했고, 1인 작업이 실시된 경우에도 정비원들이 2인 1조 작업이 실시된 것처럼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하는 것을 묵인하는 등 주의의무를 위반했다.
이러한 구조적 원인으로 인해 2인 1조 작업 실시가 불가한 상황에서, 서울메트로의 외주 정비업체 은성PSD(주) 소속 스크린도어 정비원인 피해자 김모군은 ‘1시간 내 출동, 24시간 내 수리완료’라는 서울메트로와 정비업체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홀로 출동해 ‘선로측 작업에 대한 서울메트로 승인 요청절차’ 등을 생략한 채 작업하던 중 진입하는 열차와 충돌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게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경찰은 서울메트로 임직원 7명, 은성PSD(주) 임직원 4명, 구의역 직원 3명 등 총 14명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서울동부지검은 이 사건 피의자들 중 과실 및 결과 발생에 기여한 정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한 피의자 5명에 대해서는 피해자 유족과 합의된 점 등을 참작해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동부지검 관계자는 “이번 수사를 통해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부문을 외부업체에 전담시키는 소위 ‘위험의 외주화’가 안전에 관한 책임과 역할을 불합리하게 분산시켜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음이 명확히 확인됐다”면서, “앞으로도 안전사고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고의 근본적 원인과 책임자를 규명해 안전불감증에 경종을 울림으로써,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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