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상가입주자들과 수도 관리비 인상을 협상하다가 결렬되자 상가 화장실에 설치된 수도배관을 분리해 단수조치한 혐의로 형사재판에 넘겨진 주상복합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장이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됐다.
대법원 제3부(재판장 김재형 대법관, 주심 노정희 대법관, 안철상·이흥구 대법관)는 수도불통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하면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대법원 2022도2817)
충남 아산시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장인 A씨는 2020년 4월 상가 입주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아파트에 연결된 상수도의 유지보수관리비 협상이 결렬되자 아파트 관리소장 등에게 상가 2층 화장실 천장에 설치된 수도배관을 분리하도록 해 점포들의 업무를 방해하고 수도를 불통하게 만든 혐의로 기소됐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형법> 제195조가 규정하는 수도불통죄의 ‘공중의 음용수를 공급하는 수도 기타 시설’은 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현실적으로 음용수를 공급하는 상수는 공설·사설을 가리지 않고 포함한다.”면서 “수도관·배관과 같이 관리사무소와 경로당 이용자 등은 물론 상가 임차인들과 상가 이용자들에 대해 음용수를 공급하는 수도시설도 ‘공중의 음용수를 공급하는 수도 기타 시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은 단순히 피해자들이 이 사건 아파트에서 책정한 더 높은 금액의 요금협의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단수조치를 강행한 것으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 상고심을 담당한 대법원 제3부도 역시 “구<형법>(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5조가 규정한 수도불통죄는 공중의 음용수를 공급하는 수도 기타 시설을 손괴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불통하게 해 성립하는 공공위험범죄로서 공중의 건강 또는 보건을 보호법익으로 한다.”면서, “수도불통죄의 대상이 되는 ‘수도 기타 시설’이란 공중의 음용수 공급을 주된 목적으로 설치된 것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고, 설령 다른 목적으로 설치된 것이더라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현실적으로 음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것이면 충분하며 소유관계에 따라 달리 볼 것도 아니다.”라고 설시했다.
이어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수도불통죄의 성립, 정당행위 등에 관한 법리오해, 이유불비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하면서,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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