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디지털성범죄 등 성범죄 피해자가 형사절차에서 신속·간이하게 피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현행 형사배상명령 제도가 개정돼야 한다는 법무부 전문위원회의 권고가 나왔다.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등 전문위원회는 21일 ‘디지털성범죄 피해 회복을 위한 형사배상명령 활성화 방안’을 심의·의결하고, 열한 번째 권고안을 발표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소송촉진법) 제25조 내지 제35조는 범죄 피해자가 가해자의 형사재판 과정에서 범죄로 인한 피해에 대해 간편한 방법으로 민사적인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형사배상명령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디지털성범죄 등 전문위원회는 “그러나 실무 운영에 있어 배상명령 사건의 신청과 처리가 피해액 산정이 용이한 재산범죄에 치중되고, 성범죄에 대한 인용 비율이나 금액은 미미한 수준에 그쳐 활용이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성범죄는 최근 5년간의 1심 배상명령 연간 전체 평균 인용액 중 0.49%에 불과했으며 건당 인용 금액도 500만 원 미만이 80%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성폭력처벌법> 및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으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제작·유포와 불법 합성물 제작‧유포 범행 등이 신설, 정비됐지만, 배상명령제도를 규정한 법률인 <소송촉진법>에 이를 반영하는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공백이 있고, 배상명령 전부 인용 시 피해자의 이름과 주소, 생년월일을 재판서에 기재해 피해자의 인적 사항이 가해자에게 그대로 노출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이에 위원회는 디지털성범죄 등 성범죄 피해자들이 형사 절차에서 배상명령을 통해 한 번에 손쉽게 범죄 피해를 배상받을 수 있도록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을 개정해 ▶배상명령 대상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유포 및 불법 합성물 제작·유포를 포함한 디지털성범죄 전반으로 확대, ▶배상 신청이 일부만 이유 있는 경우 전부 기각이 아닌 일부 인용을 원칙으로 규정, ▶피해자의 신청이 없는 경우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한 직권 배상명령을 선고할 것을 권고했다.
또 배상명령 인용 시 재판서 송달 과정에서 피해자의 신원정보를 가릴 수 있는 ‘익명 송달’을 도입해 성범죄 피해자들이 신원 노출에 대한 두려움 없이 배상명령을 통해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등 대응 TF 관계자는 “디지털 기술을 매개로 한 신종 성범죄 일반으로 배상명령 대상을 확대해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들이 별도의 민사소송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형사절차를 통해 신속하고 실질적·종국적인 피해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며 “일부 인용과 직권 배상명령 활용에 관한 원칙을 법률에 명시해 배상명령 제도의 실무상 활용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익명 송달’의 법적 기반을 마련해 배상명령의 송달과 집행 과정에서 디지털성범죄 등 성범죄 피해자의 신상정보 노출로 인한 2차 피해를 방지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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