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국가인권위원회가 광주 광산구시설관리공단에 환경미화원 A씨의 비정규직 근무경력을 호봉경력으로 인정하라고 권고했지만,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은 이를 불수용했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송두환)는 지난해 11월 25일 광주광역시 광산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게 환경직 직원 A씨가 공채로 입사하기 전 일시사역으로 근무했던 경력을 합리적 범위에서 호봉경력으로 인정할 것을 권고했다.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은 근로자의 연차와 병가, 휴직, 산재 발생 등에 따른 결원에 대한 대체 인력을 '일시사역'이라는 근로형태로 고용한 바 있고, A씨는 2017년 9월 초부터 2018년 9월 말까지 총 5회의 계약을 통해 각 6개월·5개월간 통상 근로자와 같은 근무시간과 근로 형태로 광산구시설관리공단에서 상시적 근무를 했다.
A씨는 이후 2019년 3월 4일 광산구시설관리공단에 환경직 공채로 입사해 정규직 근로자로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초임호봉 획정 시 일시사역으로 근무한 약 11개월의 경력을 호봉획정위원회가 호봉경력으로 인정하지 않자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 권고에 대해 광주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은 “A씨가 일시사역으로 근무한 경력은 각 6개월 미만의 근로계약으로 지나치게 짧아 경력으로 인정해야 할 만큼 노동력의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또 일시사역 근로자와 정규직 근로자는 급여와 복지제도 등이 다르고 이 밖에 다양하고 복합적인 인사운영상의 특성도 고려해야 하므로 A씨의 일시사역 경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인권위에 회신했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이달 8일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이 인권위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A씨의 일시사역 근무경력은 통상근로자와 같은 8시간의 전일 근로이고, 업무의 내용과 강도, 책임성 측면에서 정규직 직원과 다르지 않음에도 정규직 직원과 입직 경로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호봉경력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은 “보수 규정 경력환산 기준표에는 ‘잡급직원 규정’에 의한 ‘기타 임시직·촉탁·잡급’ 경력도 인정한다고 돼 있으나 이는 전문적인 기술과 학위를 가진 전문·특수경력자를 위한 규정이지 환경직 처럼 근속 기간과 업무 숙련도가 무관한 단순 업무에 적용하는 조항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잡급직원규정의 잡급직원 종별 구분표에 청사관리인부, 관리인부, 경비원, 노무원 등이 명시돼 있다.”면서, “이는 A씨의 주장처럼 전문적인 기술과 학위를 가진 전문·특수경력에만 적용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환경직 일시사역도 해당 조항을 근거로 ‘기타 임시직·촉탁·잡급경력’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내용을 종합할 때,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이 A씨의 일시사역 근무경력을 상근 경력이 아니라는 이유로 호봉경력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고용(임금) 영역에서의 차별행위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이 비정규직 근무 경력 불인정 등 사회적 신분에 따른 고용상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면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44조 제2항, 제25조 제5항에 따라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이 환경직 직원에 대한 경력인정 차별해소 권고를 불수용했다고 공표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