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법률상 혼인 기간 중 별거 등으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이 상당함에도 법률상 혼인 기간 등을 전제로 노령연금액을 분할·변경한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방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차경환 부장판사, 인자한·김미란 판사)는 국민연금공단이 A씨에게 한 분할연금 지급에 따른 연금액 변경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대구지방법원 2021구합21349 )
1995년 6월 B씨와 혼인한 A씨는 1999년 12월 이혼소송을 제기해 2000년 10월 이혼 판결을 선고받았다. A씨는 2007년 1월 B씨와 다시 혼인했으나 2019년 2월 다시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원고와 참가인은 이혼한다’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받아 2019년 7월 확정됐다.
A씨는 1996년 8월부터 2014년 6월까지 국민연금에 가입했고, 2015년 6월 노령연금 수급권을 취득해 2015년 7월부터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노령연금을 받았다.
B씨는 2020년 11월 국민연금공단에 분할연금 지급을 청구했다. 국민연금공단은 2021년 1월 B씨에 대해 A씨와의 법률상 혼인 기간과 주민등록 전입·직권말소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분할연금 지급결정을 했고, 같은 날 A씨에게 분할연금 지급에 따른 노령연금액 변경 결정을 했다.
그러자 A씨는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분할연금지급에 따른 연금액변경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재판에서 “처음 혼인기간에는 B씨가 가출해 다른 남성과 동거했으므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고, 이러한 사실은 이혼사건 판결에서도 인정됐다. 또 두 번째 혼인기간 중에는 별거로 인해 실질적인 혼인 관계가 존재하지 않아 이 기간은 혼인기간에서 제외돼야 하므로 법률상 혼인기간 등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법> 제64조 제1항, 제4항,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45조의2 제2항 제2호는 법원의 재판 등에 의해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인정된 기간은 혼인기간에서 제외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A씨와 B씨 간 법률상 혼인기간 중 일부 기간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봄이 타당하다.”면서, “이에 따라 법률상 혼인기간 등을 전제로 한 이번 사건 처분은 국민연금법 제64조를 위반한 처분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실질적인 당사자라 할 수 있는 B씨가 적극적으로 소송에 임하지 않아 법원으로서는 정당한 분할연금액을 산출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이 사건 처분 전부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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