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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팩트 김명훈 기자] 시각 장애인의 안전 및 편의를 위해 도로에 설치된 길 안내 점자블록이 버스정류장 벤치 아래 놓여있거나 횡단보도에 음향신호기가 없는 등 장애인 이동 안내 및 편의시설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성영훈)는 20일 제37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2015년부터 2016년까지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장애인 이동’ 관련 민원 932건의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민원 유형별로 보면 점자블록, 안내표지판, 음향신호기 등 이동 안내시설의 정비 요청이 231건(24.8%)으로 가장 많았고 경사로, 승강기 등 이동 편의시설 설치 요청이 131건(14.1%), 높은 경사로 및 인도, 차도 간 경계석 완화가 102건(10.9%), 저상버스 등 확대 요청 87건(9.3%) 순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이동’ 민원 발생장소는 장소가 명시된 민원 387건 중 지하철, 버스 등 ‘교통수단 안’이 103건(26.6%)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버스정류장, 터미널 등 ‘여객시설’ 75건(19.4%), 학교 등 ‘교육기관’ 및 아파트가 각각 36건(9.3%) 등의 순이었다.
민원인별로 보면, 비장애인이 385건(60.7%)으로 장애인과 그 가족 249건(39.3%) 보다 많았다.
비장애인은 주로 승강기 등 편의시설 설치, 점자블록 등 안내시설 정비 요청을, 장애인 및 그 가족은 보장구 지원 요건 완화, 저상버스·장애인콜택시 확대 등의 민원을 제기했다.
주요 민원사례로는 ▲ 장애물이 있는 곳에 점자블록이 설치되어 시각 장애인의 이동에 불편을 주는 경우 ▲ 지하상가에 설치된 경사로가 자동문이 아니라 일반문과 연계되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 ▲ 관공서 내에 마련된 휠체어의 상태가 좋지 않아 이용을 하지 못한 경우 ▲ 장애인콜택시 예약이 어려워 병원 진료를 놓친 경우 등이 있었다.
민원발생 추이를 보면 2015년 433건에서 2016년 499건으로 15.2% 증가했으며, 비교적 날씨가 따뜻해 야외활동이 많은 2분기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점자블록, 경사로 등을 설치할 때는 장애인의 이동 편의와 안전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고, 또한 음향신호기나 장애인콜택시 등 안내시설과 이동수단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애인 이동’ 관련 국민신문고 주요 민원사례를 좀더 자세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점자블록 정비 요청 ]
- 버스정류장에서 시각장애인 한 분이 버스에서 내려 점자블록을 따라 이동하려는데, 점자블록이 정류장 벤치 아래 설치되어 있어 방향을 잡지 못하고 헤매는 걸 보았음. 점자블록이 안내 유도시설인 만큼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람(’16년 10월, 버스정류장)
[ 엘리베이터 위치 표시 안내판 정비 요청 ]
-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으로 ○○역에서 지하철을 타려고 하는데, 엘리베이터 위치가 명확하지 않아 한참을 돌아다닌 후 한 시간이 지나서야 엘리베이터를 찾아 역사로 들어갈 수 있었음. 지하철역은 유동인구가 많아 혼잡한 곳인 만큼 안내판을 명확히 하여 장애인들도 편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주기 바람(’16년 8월, 지하철역 인근)
[ 음향신호기 설치 요청 ]
- 시각장애인이 △△상가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 있던 남자 중학생들이 신호를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건너자고 얘기함. 그 대화를 듣고 시각장애인이 도로를 건너려고 하는데 차가 빠르게 달려왔음. 다행히 옆에 계시던 아주머니 한 분이 시각장애인을 잡아 주어 큰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음. 신호등에 음향 신호기를 설치하여 시각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외출할 수 있도록 해 주기 바람(’16년 3월, 횡단보도)
[ 경사로 위치 조정 요청 ]
- ○○지하상가 안에 장애인 이동 편의를 돕는 경사로와 자동문이 설치되어 있음. 그런데 경사로를 올라오면 일반문이 설치되어 있고 자동문은 계단 앞에 설치되어 있어 자동문을 이용하려면 휠체어를 옆으로 돌려야 함. ‘장애인분들을 위한 문’이라는 안내문이 무색할 정도였음.(’16년 3월, 지하상가)
[ 저상버스 및 특별교통수단 확대 요청 ]
- ‘제2차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에 따라 저상버스 보급률 목표치(∼’16년)는 41.5%인 것에 비해 실제 보급률은 약 21% 수준임. 또한 장애인콜택시도 절대적으로 부족해 콜택시를 이용하기 위해선 기본 3시간은 기다려야 함. 실제로 주위에 병원에 가기 위해 장애인콜택시를 불렀지만 예약을 2시간 전에 하지 않았다고 하여 병원에 가지 못한 경우가 다반사임. 장애인 이동 편의를 위해 저상버스 및 특별교통수단을 확대해 주기 바람(’16년 11월)
[ 관공서 휠체어 관리 철저 요청 ]
- □□구청에 휠체어를 대여하러 갔는데 휠체어 상태가 너무 실망스러웠음. 휠체어는 온통 먼지로 뒤덮혀 있고 타이어는 공기가 빠져 마모되어 있는 상태였으며 녹까지 슬어 도저히 대여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16년 11월)
[ 전동휠체어 배터리 지원 제도 개선 요청 ]
- 전동휠체어의 배터리 지원이 18개월에 한 번씩 이뤄지는데, 실제 전동휠체어 배터리 소모기간은 그보다 훨씬 짧아 자비로 충당할 수밖에 없음. 배터리를 교체한 지 얼마되지 않아 지원 받을 때가 오면 다시 새 것으로 교체할 수 없어 기회를 놓칠 때가 있으니 내구연한 기간 내 횟수 제한을 두고, 필요 시 교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주기 바람(’15년 1월)
[ 장애인 전용 화장실 시설 정비 요청 ]
- 유명 공연장 화장실의 장애인 전용 칸을 들어가니 세면대가 바로 보였음. 세면대로 휠체어를 바짝 붙여서 닫힘 버튼을 누르고 변기로 이동하려고 보니 세면대 양 옆 손잡이로 인해 휠체어를 돌릴 수가 없었음. 밖에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겨우 문을 닫을 수 있었음(’15년 10월, 공연장)
[ 장애인 대중교통이용권 운영 개선 요청 ]
- 장애 아동의 이동권익 보장을 위해 이동지원서비스를 지원해주고 있는데, 이용권을 보면 사용기간이 12월 31일 되어있음. 그러나 회계정산 관계로 연말 전에 지원이 끊겨 10일 정도는 사용을 할 수가 없음. 실질적으로 지원이 이뤄지도록 운영 기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함(’16년 12월)
[ 장애인 운전면허시험 배려 요청 ]
- 본인은 장애인으로 운전면허 갱신을 위해 면허시험장을 갔음. 사진 찍기 위해 앉는 의자는 너무 작고 지지대도 없어 휠체어 이용 고객이 스스로 촬영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음.(’16년 2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팩트(LawFact)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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