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27일 시행되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의 처벌수위를 높이는 내용의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인 강은미 의원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중대재해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처벌법은 입법 과정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라는 제정안의 본래 취지와 내용이 크게 훼손되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면서 개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은미 의원은 “광주에서 연이어 발생한 두 건의 붕괴 참사는 우리나라의 중대재해 발생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면서,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재해를 실질적으로 예방할 수 있어야 하지만 제정법은 중대재해의 적용 범위가 축소 또는 제외됐고,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의 처벌 수위·법인에 대한 벌금형, 징벌적 손해배상의 범위 등도 대폭 하향됐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법률의 제정취지를 되살리고, 중대재해처벌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1년간 전문가, 학계, 노동계와 꾸준히 의견을 나누었고 오늘 개정안을 발의한다.”면서 “거대 양당은 당장이라도 법안을 논의하고 개정안을 통과시켜 노동자와 시민에게 일터에서 죽지 않을 권리를 돌려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해 1월 26일 사업 또는 사업장, 공중이용시설 및 공중교통수단을 운영하거나 인체에 해로운 원료·제조물을 취급하면서 안전·보건조치의무를 위반해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 경영책임자, 공무원, 법인의 처벌 등을 규정해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시민과 종사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됐다.
그러나, 강 의원에 따르면 애초 발의된 여러 제정안보다 중대산업재해 및 중대시민재해의 적용범위가 축소됐고,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의 처벌 수위가 낮아졌다. 또 법인에 대한 벌금형과 징벌적 손해배상의 하한이 정해지지 않아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9일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재개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건물붕괴사고와 같은 해 10월 6일 여수시 웅천동 요트선착장에서 발생한 홍정운 현장 실습생 사망사고는 이번 법의 적용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의 책임을 묻기 어려운 상황이다.
강 의원은 “이에 중대재해의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에 따른 처벌을 강화하며 징벌적 손해배상의 하한을 도입하고 인과관계 추정 규정, 양형 절차 특례규정 및 공무원 처벌 규정을 신설하는 등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해 법률의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정안 마련을 함께한 권영국 변호사는 “5인 미만 사업장 전면 적용과 50인 이하 사업장의 적용유예 삭제 등 법 제정과정에서 수정되거나 삭제된 조항을 복원하고, 중대산업재해와 공중이용시설 등에 대한 정의를 확대했다. 또 경영책임자를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 한정했다. 징벌적 손해배상 하한 도입과 입증책임 전환과 인과관계 추정 조항을 신설했다. 법 해석에 대한 논란 해소를 위한 개정사항도 반영했다.”고 개정안을 설명했다.
2016년 고강도 장시간 노동으로 스스로 삶을 마감한 고(故) 이한빛 PD의 아버지인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은 “5인 미만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무법천지다.”면서 “조속히 법을 개정해 차별과 불평등이 없는 일터와 사회를 건설하고 죽음의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우선 중대시민재해의 범위에 제조물의 부산물, 운송상의 결함, 운영상의 과실 또는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4호 본문 및 각 목에 규정된 건설공사 현장과 그 인접 장소에서의 안전관리, 유해위험 방지 결함을 원인으로 한 재해와 그 결함 등으로 인해 야기되는 환경상의 문제를 원인으로 한 재해를 넣었다.
또 공중이용시설의 범위에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소상공인의 사업 또는 사업장과 이에 준하는 비영리시설과 <교육시설 등의 안전 및 유지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에 따른 교육시설 및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영업장 중 해당 영업에 사용하는 바닥면적의 합계가 1천㎡ 미만인 영업장을 포함했다.
아울러 법령에 따른 인·허가권 또는 감독권을 가진 공무원이 직무를 게을리하거나 의무를 위반해 중대재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 처벌조항을 신설하고,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과 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해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에 대한 처벌규정에서 법정형의 하한을 3년으로 상향했다.
강은미 의원은 “반복되는 중대 재해로 누군가의 부모이고, 누군가의 자식이고, 누군가의 친구였을 이들이 잃지 않아도 될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면서 “중대재해처벌법은 생명을 살리는 법으로 더는 일하다 죽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정의당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강은미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번 <중대재해처벌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정의당 류호정·배진교·심상정·장혜영·이은주 의원과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무소속 양정숙·윤미향 의원이 공동발의로 참여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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